< Why >나이어린 김정은, 강등·복원 활용 ‘군부 길들이기’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군 고위층의 계급 강등과 복원이 빈번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이른바 ‘군부 길들이기’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윤정린 호위사령관의 계급이 대장(별 4개)에서 상장(별 3개)으로 강등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최근 김 제1위원장의 증조부인 김형직의 묘에 헌화하는 행사를 방영했고, 행사에서 윤정린이 상장 계급장을 달고 다른 간부들과 참석한 장면이 포착됐다. 윤정린은 2010년 4월 상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했고 2010년 9월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과 당 중앙위 위원에 올랐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각종 공식 행사의 주석단에 꾸준히 등장하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윤정린도 최근 군 고위 인사의 빈번한 계급 변동 상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의 뒤를 이어 총정치국장에 오른 북한 신(新)파워엘리트의 핵심인 황병서는 지난 4월 상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한 사실이 확인된 지 불과 6일 만에 차수(원수와 대장 사이 계급)가 되는 ‘벼락 승진’을 했다. 그러나 황병서도 언제든 강등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차수에 올랐던 최룡해도 지난 2012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1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군을 대표하는 연설자로 소개되는 자리에서 ‘인민군 대장’으로 호칭돼 강등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한 달 남짓 만에 상장에서 대장으로 계급이 복원됐다. 장 인민무력부장은 1년도 안 된 기간에 중장에서 상장을 거쳐 대장으로 진급한 뒤 상장으로 강등됐다가 다시 대장으로 복귀하며 네 번이나 계급장을 바꿔 달았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나이 어린 김정은이 군부 장악과 공포정치의 연장선상으로 군 장성의 계급에 잦은 변동을 주고 있다”면서 “유일영도체계에서 누구든 예외없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