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혈맹 아니다… 남·북 모두 중요”

중국 외교부의 고위인사가 북한과의 군사동맹을 부인하고 나섰다. 북·중관계는 혈맹관계도 아니고, 서로 침략받았을 때 군사적으로 자동개입 하는 의무사항도 폐기됐다는 의미다. 류젠차오(劉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중국 외교의 대원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중국 입장이 나왔지만 최근 한반도에서 북한 도발이 잇따르면서 급격하게 소원해진 양국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이 체결한 1961년 조중우호협력상호조약에는 한쪽이 침략받았을 경우 군사적으로 자동개입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으나 수년 전부터 이 조항이 사실상 폐기됐다는 주장이 제기돼온 터에 중국 외교당국이 공식 확인한 셈이다.

류 부장조리가 지난 17일 한·중기자단 교류차 방중한 한국기자들에게 제시한 북·중 군사동맹 부인 논리는 큰 차원의 중국 외교정책과 관계돼 있다. 류 부장조리는 중국은 세계 어느 국가와도 군사동맹을 맺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강조한 뒤 “군사동맹 방식으로 안보를 유지하는 것은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이 그동안 한·미동맹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고 경계심을 표하면서 중국포위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대해 반발하는 성격도 짙다.

류 부장조리는 “이때문에 우리와 북한의 관계는 중·한 관계처럼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일 3각안보 공조에 대해서는 “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야 하고 다른 나라의 안보를 해치면 안된다”며 역시 경계심을 드러냈다.

류 부장조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핵개발을 하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표면적으로 보면 시 주석의 방한은 북한을 방문하기 전에 이뤄지는 것이다”면서도 “여기에 필연적인 관계는 없다. 중국은 남·북한과의 관계 모두를 중요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반도는 비핵화 방향으로 발전하고 최종적으로 비핵화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어떤 한 측이 어떤 방식으로든 핵을 보유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북한의 핵보유에 반대하는 중국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북핵6자회담과 관련, “대화의 문턱을 낮춰 회담을 우선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핵 문제 해결의 핵심 열쇠는 북·미관계”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