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정상회담-의미와 전문가 제언>‘政熱經熱’ 관계 내실화 성과… ‘北核 제자리’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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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개최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방문과 한·중 정상회담은 동북아 정세와 외교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격상시키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군사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의 양국 관계를 심화·내실화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역내 주변국(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강도 높은 대응을 하고, 북핵에 대한 진지한 해법을 함께 고민하며,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지역 내 어떠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점을 천명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 주석이 한국만을 콕 집어 단독국가 방문지역으로 선정했다는 점도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정랭경열(政冷經熱·정치는 차갑고 경제는 뜨겁다는 의미)’에서 ‘정열경열(政熱經熱)’의 관계로 가는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양국 정부의 판단이다. 이번 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촉진,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과 같은 경제협력뿐 아니라 정치·외교·안보 및 인문 교류의 폭과 깊이도 심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기류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이례적인 특별대우에서도 확인된다. 시 주석은 역대 중국 주석으로는 최초로 취임 후 북한을 방문하기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북한이 시 주석 방한에 맞춰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일각에서 중국에 대해 “천 년 원수”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울러 ‘특정 국가를 단독으로 방문하지 않는다’는 역대 중국 국가주석들의 관행도 이번 방한을 통해 깨뜨렸다. 한·중 양국의 이 같은 협력 강화는 특히 북한 핵 및 일본 우경화 등 동북아 현안에 대한 공동대응으로 이어진다.

다만 박근혜정부 들어 ‘역대 최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중 관계가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고양되기 위해서는 양국이 동북아의 복잡미묘한 역학관계 속에서 ‘화려한 언사’ 이상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미·일 3각 공조, 북·중 동맹 등 전통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면서도 동북아 전체의 긴장을 유발하는 북한과 일본에 대한 공동대응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양국이 앞으로 북핵 해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넘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는 지적이 많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