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좌우현에 비상갑판 745명 대피할 공간 있었다”

세월호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제대로 대피 지시만 했더라면 4층에 있던 안산 단원고 학생 대다수가 그 층에 있던 비상갑판을 통해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주재로 8일 201호 법정에서 열린 이준석(69) 선장 등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세월호 모형을 통해 선체 내부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광주지검 김현우 검사는 이날 150분의1 크기의 세월호 모형을 법정에 내놓고 층별 구조를 설명했다. 검찰은 4층을 설명하면서 “좌현쪽에는 247명이 대피할 수 있는 비상갑판이, 우현쪽에는 498명이 대피할 수 있는 비상갑판이 있다”며 “대피 지시만 제대로 내렸다면 이 층에 있던 단원고 학생 대다수가 비상갑판으로 나가 제때 구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행위 때문에 학생들이 희생됐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특히 “B-19호실에 있다가 희생된 박모(18) 군은 사고 당시 객실 안의 모습을 찍었다”며 “B-19호실은 비상갑판에서 불과 몇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아 대피 지시가 있었다면 쉽게 구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박 군이 찍은 동영상 등 6건의 동영상을 증거로 채택하고 상영했다. 나머지 5건의 동영상은 목포 해경 123정, 목포 항공대 헬기 511호, 512호, 제주 항공대 헬기 513호, 전남도 어업 지도선 201호가 찍은 동영상이다.

검찰은 이들 동영상을 분석해 보면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 구호 업무를 저버리고 승객들보다 먼저 퇴선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기호 기관장의 경우 5층 조타실에서 3층까지 내려가면서 4층의 선원 전용통로를 이용했는데, 선원 전용통로는 승객들의 통로 바로 옆에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