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또 동결… 하반기 경기 낙관? 시장과 ‘온도차’

한국은행이 시장 안팎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 속에서도 기준금리를 14개월째 동결했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올 하반기 강력한 경기부양을 공언하고 있어 정책 공조 차원에서 한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7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서 1년 2개월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기간은 지난 2009년 3월∼2010년 6월 역대 최장 기록(16개월)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올해 2분기 경기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올 하반기에도 여전히 내수 침체 등 구조적 경기 부진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성장률이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한은과의 경기 인식에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의 이번 동결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2.6% 초반까지 하락한 것도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 후보자가 한은과 경제 인식에 대한 간극을 좁히겠다고 한 발언은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 주길 원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며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과 정부의 부정적인 경기 인식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는 8월 이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하반기에 예기치 않은 외부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지표로 확인된 4∼5월 경기 부진이 6월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 인하 방향을 열어 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