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축구協, 히딩크에 ‘SOS’?

거스 히딩크(68) 감독이 지도자 공백에 허덕이는 대한축구협회에 희망의 메신저 역할을 할까.

10일 홍명보(45) 감독의 전격적인 사퇴 이후 대표팀 혁신을 표방한 대한축구협회가 다방면으로 새 사령탑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포스트 홍명보’로 우선 외국인 감독을 염두에 두고 해외 라인을 총동원해 전방위 물색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해외 라인은 역시 히딩크 감독이다. 대한민국 명예시민이자 대표팀 명예감독으로서 한국 축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마침 오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올스타전 참가를 위해 방한한다. 황선홍(46) 포항 감독이 이끄는 올스타팀에 맞서 ‘팀 박지성’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27일에는 서울 광장동 W워커힐호텔에서 진행되는 박지성-김민지 결혼식에도 하객으로 참석한다. 약 1주일간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로선 이때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해외 지도자에 대한 추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이 2002 한일월드컵 이후 호주·러시아·터키 대표팀 감독, 잉글랜드 첼시와 러시아 안지 마하치칼라 감독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터라 인맥이 어마어마하다. 또 다음달부터는 고국 네덜란드 대표팀의 사령탑까지 맡을 예정이어서 브라질월드컵 4강 전력의 네덜란드 축구 정보를 바로 접할 수 있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전 부회장과의 돈독한 관계도 플러스 요인이다. 허 부회장이 비록 홍 감독과 동반 사퇴했지만 히딩크 감독과는 허정무-히딩크 축구재단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허 전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도 한국 축구를 위한 노력은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예산이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원 내외의 몸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옆 일본은 하비에르 아기레(56) 감독을 데려오는 데 무려 25억 원을 쏟아부었다. 일본축구협회 역대 사령탑 최고 연봉이다. 일본축구협회 예산의 3분의 1 정도 규모인 대한축구협회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미겔 에레라(46) 멕시코 대표팀 감독 같은 인물이 해답이 될 수 있다. 그는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감독 가운데 최저 연봉인 12만5000파운드(약 2억 원)를 받았으나 멕시코를 16강에 진출시켰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