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사건의 재구성>70代노인이 가기 힘든 매실밭 … 혼자 갔나, 조력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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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에 나섰던 검경 수사팀은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와 유 전 회장이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 인근 별장을 급습했다.

당시 검경 수사팀은 이날 새벽 1시 30분쯤 순천 송치재 휴게소를 먼저 수색했지만 유 전 회장을 발견하진 못했다. 같은 시간 유 전 회장은 200m가량 떨어진 별장 ‘숲속의 추억’에 머물고 있었으며, 협력자들로부터 수사팀이 휴게소를 수색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별장을 떠났다. 수사팀은 유 전 회장의 협력자들을 체포하고 송치재 휴게소 수색 15시간 뒤 별장을 또다시 급습했지만 유 전 회장은 사라진 뒤였다.

유 전 회장은 운전기사 양회정(56) 씨와 함께 별장에 머물고 있다가 금수원 측으로부터 “수사관들이 휴게소에 들이닥쳤다”는 연락을 받고 양 씨와 서로 헤어져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씨는 수배 중인 쏘나타 차량을 타고 전북 전주 쪽으로 달아났고 25일 오전 8시 전주시 송천동 모 장례식장에 차를 버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그가 피신 중인 순천으로 내려갔다”면서 “휴게소 운영자인 구원파 신도 변모 씨 부부를 체포한 뒤 25일 새벽 휴게소를 압수수색 했으나 당시에는 별장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도주 협력자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별장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에 실패한 검경수사팀은 송치재 별장에서 유 전 회장의 지문과 체액 등 유 전 회장이 머물렀던 흔적을 발견했다. 또 이 별장 인근에서 50년 이상 된 지하통로의 존재도 확인했다.

검경 수사팀은 송치재 휴게소 주변이 지리산으로 6·25전쟁 때 빨치산 등이 이용한 토굴 등이 다수 있어 유 전 회장이 이곳을 통해 도주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유 전 회장의 행적을 뒤쫓았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