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오스! 프란치스코>미사 말미 ‘우리의 소원’ 합창… ‘한반도 평화’ 간절히 기원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을 보기 위해 18일 방한 마지막 행사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가 열리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 밖에는 1500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며, 한국이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이날 미사 마지막에 참석자들이 모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해 남북 화해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이날 시민들은 경찰이 정해놓은 폴리스라인 뒤편에서 비가 흩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산을 쓰거나 비를 맞으며 길게 늘어선 채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다렸다. 이날 교황을 보기 위해 명동성당을 찾은 시민들은 1500여 명(경찰 추산)이나 됐다. 퍼레이드용 오픈카가 아니어서 교황이 내리거나 신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는 어려웠지만, 교황은 오른쪽 창 밖으로 길게 손을 뻗어 자신을 기다린 신자들에게 일일이 손인사를 건넸다. 이날 오전 3시부터 어린 두 딸과 함께 명동성당을 찾은 세례명 안나(여·36) 씨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교황님을 제대로 뵙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영광이다. 두 딸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전날 밤 9시 저녁 미사 이후 계속 기다렸다는 윤은경(여·47) 씨는 “교황님께서 피곤하셨을 텐데 곁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가 엄청나게 강하게 느껴졌다”면서 “잠깐 뵈었지만 너무 보람이 크다. 손을 흔들어주시는데 밤을 새운 피곤함이 싹 사라졌다”면서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교황님이 도착하시기 1시간 전쯤 조금씩 하늘이 맑아지며 태양빛에 아우라가 번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후암동의 성당에 다닌다는 신자 마리아(여·67) 씨는 교황의 방한을 환영하는 문구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명동성당 앞을 찾았다. 그는 “교황님을 기다릴 수 있어 영광이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교황은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 교황은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인 김건태 신부에게 대신 전달한 편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실종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또 교황은 편지에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수 있도록 보살펴 달라고 간구하기도 했다.

박동미·고서정 기자 pdm@munhwa.com,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