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내세운 방만·비효율 방치 개혁의 ‘골든타임’ 놓칠 수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경제원과 문화일보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자유경제원에서 공동 주최한 제4차 공공성의 허구 연속토론회에서 현진권(오른쪽 세 번째) 자유경제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정부가 추진해온 이른바 ‘공공부문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공기업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공공성 철벽 타파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과 문화일보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제4차 공공성의 허구 연속토론회 ‘공공성 철벽이 무너져야 공기업 개혁이 가능하다’에서 전문가들은 실체가 모호한 공공성 개념이 공기업 개혁을 가로막는 가장 큰 병폐가 되고 있다고 일제히 성토했다.

실제 공기업들이 공공성을 방패막이 삼아 적자에도 아랑곳없이 방만과 비효율을 일삼으면서 역대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 개혁을 시도해도 번번이 용두사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겸(경제학) 단국대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공공성을 구실로 성역화된 한국 공기업 부채 문제는 규모 자체도 클 뿐만 아니라 증가 추세도 매우 급격하다는 점에서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012년 말 기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부채는 약 493조4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2008년에 비해 70% 이상 급증한 수치”라며 “공기업 부채는 재정건전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을 초래하는 만큼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공식적인 정부부채 재정통계 자료에선 지방정부 및 일부 공기업 등의 부채는 제외돼 있기 때문에 실은 착시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우철(세무학) 서울시립대 교수도 “한국 공공기관 부채 규모는 이미 2010년부터 국가채무를 추월하기 시작해 2012년엔 국가채무(443조1000억 원)보다 1.1배나 높은 수준이 됐다”며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악화는 앞으로 국가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공기업들이 공공성을 지향하면서도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데, 경쟁체제가 없다 보니 실적은 엉망진창이면서도 복리는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