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복지 갈등 확산… ‘政·地·敎 협의체’ 만들어야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핫 이슈로 부상하면서 잇따라 도입된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각종 무상복지 정책이 관련 예산의 급속한 증가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 관련 기관들의 현격한 입장 차 등으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등 무상복지 관련 기관과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무상복지 정책의 전면적인 재조정을 위한 사회적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경기·강원·전북도 교육청 등은 2~3개월 누리과정 예산이라도 편성하겠다는 다른 교육청과는 달리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아예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 경남을 비롯한 인천, 경기 등의 광역단체들은 시·도 교육청에 대한 무상급식 관련 예산의 지원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6일에는 전국 180여 개 기초단체장들이 무상보육 및 기초연금 부담을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무상복지 정책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이 심각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갈등이 확산되면 국가 복지정책의 수혜자가 돼야 할 저소득층 등 사회 소외계층들은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지원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만 무상복지정책이 시행될 경우 지자체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거부한 지역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지역별 형평성 논란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상복지 정책을 둘러싸고 현격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이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보편적 복지에 대한 전면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교육단체총연합은 성명을 내고 “(각종) 선거 과정에서 공약을 통해 확산된 무상급식, 누리과정 등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의 역습이 현실화된 시점이 바로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위한 ‘골든 타임’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정치권에 보편적 복지에서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등 무상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복지정책 방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 구조의 틀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신선종·유현진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