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발전’ 2014 현장 리포트>홀몸노인·저소득 가구에 3300장… “情 배달이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웅기(왼쪽 두 번째) 미래에셋증권 사장과 김영식(오른쪽 첫 번째)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지난 11월 2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일대에서 홀몸 노인 거주 주택 등에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김동훈 기자 dhk@

“이렇게 서로 힘을 합쳐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저절로 마음속에 사랑의 씨앗이 싹트고 그런 마음이 결국 조직에도 긍정적인 힘을 실어준다고 믿습니다.” 지난 11월 27일 오후 2시 무렵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주택가.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로 꼽히는 이 마을 한편에서 미래에셋증권 임직원들이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조웅기 사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조 사장은 “벌써 수년째 연탄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나올 때마다 늘 행복하다”며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끼는데 우리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 연탄을 나르자”고 말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그룹의 핵심가치인 나눔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좀 더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매년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날 미래에셋증권의 사회공헌활동에는 협력사인 과학기술인공제회 임직원들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자 본격적인 연탄 나르기가 시작됐다. 조 사장도 이날만큼은 늘 입던 정장과 구두를 벗어놓고 직접 앞치마와 장갑 등을 착용하고 직원들과 함께 연탄봉사활동에 나섰다. 워낙 골목골목이 좁은 탓에 참가자들은 별다른 도구 없이 연탄 2∼3장을 직접 손에 들고 날라야 했다. 연탄봉사활동에 처음 참가해본 사람이 적지 않고 여성 참가자가 많아 작업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지만 다들 최선을 다해 창고에 연탄을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미래에셋증권의 신입사원 장예지(여·19) 씨는 “태어나서 연탄을 직접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아직도 연탄을 쓰는 곳이 있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어려운 이웃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무척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박한재 과학기술인공제회 본부장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연탄봉사활동에 참여하는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우리가 너무 자기 생활만 보고 사는 것 같다”며 “아직도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는 만큼 나뿐만 아니라 좀 더 주위를 돌아보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이 바쁘게 연탄을 나르고 있는 사이 집안에서는 연탄 봉사를 지켜보던 할머니가 손수 종이컵 20여 잔에 믹스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있었다. 홀로 해당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신소순(78)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연탄을 300장이나 가져다줘서 따뜻하게 보냈는데 올해도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와줘 정말 고맙다”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이렇게 커피 한 잔 대접하는 것이 전부라서 미안할 뿐이다”고 말했다.

신 할머니가 커피를 전달하자 휴식시간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커피를 마시며 꿀맛 같은 휴식을 즐겼다. 조 사장은 직원들에게 “커피 맛이 ‘기똥차지’ 않으냐”고 말한 뒤 “남은 연탄도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나르자”며 용기를 북돋았다.

이어 휴식이 끝나고 연탄 나르기 작업이 재개됐다. 이때 사회자가 건장한 남성 15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이른바 ‘마의 언덕’ 코스에 투입될 ‘특공대’였다. 건장한 남성들로 구성된 특공대였지만 역시나 ‘마의 언덕’은 쉽지 않았다. 저마다 연탄 3장씩을 들고 수십여 개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길 10여 분쯤, 일부 참가자의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채도병(34) 씨는 “왔다 갔다 두 번째 만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이렇게 힘이 들어도 기분만큼은 보람되고 좋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난코스로 꼽히며 특공대까지 투입된 집에는 7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거주하고 있었다.

오후 5시 무렵 한가득 쌓여있던 연탄도 이제는 몇 장 남지 않았고 봉사활동도 끝을 향해 달려갔다. 3시간 가까이 연탄을 나른 탓에 옷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얼굴도 까맣게 변해 있었지만 다들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한편 과학기술인공제회와 함께 상도동 일대 어려운 이웃을 찾아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한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홀몸노인과 저소득층 11가구에 가구당 300장씩, 총 33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