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이후>檢, 보조금 은닉·장부 변조 가능성 주목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라 통진당의 잔여 국고보조금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역 조사에 착수했다. 선관위의 실사 과정에서 잔여재산을 반납해야 하는 통진당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빼돌린 정황이 나타날 경우 선관위는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거나 고발할 수 있다.

22일 선관위와 검찰에 따르면 해산 결정이 난 통진당은 남은 국고보조금 전액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 통진당은 2011년 창당 이후 163억 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았으며 지난 19일 헌재의 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포함한 잔여 재산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

선관위는 이를 위해 해산 결정 직후 국고보조금 잔액에 대해 거래 은행의 수입·지출계좌를 압류조치했고, 통진당 중앙당 및 시·도당, 정책연구소, 소속 국회의원의 잔여 후원금과 국회의원후원회의 재산 등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선관위가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납부되지 않은 통진당 재산에 대해선 국세체납처분에 준해 강제징수도 하게 된다. 현금인 국고보조금의 경우 남은 부분은 헌재 결정 10일 이내에 반납해야 하며, 이 기간에 반납하지 않으면 독촉 과정을 거쳐 해당 세무서가 보조금을 강제 징수한다. 동산·부동산에 해당하는 통진당 재산의 경우는 일단 헌재 결정과 동시에 국가로 귀속되며, 통진당은 두 달 이내에 이를 처분해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은 헌재 결정을 앞두고 통진당이 사전에 국고보조금 등을 은닉하거나 장부를 변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통진당 측은 연말 당직자 인건비 등의 지급으로 인해 국고보조금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진당은 분기별로 6억∼7억 원 정도의 국고보조금을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선관위가 실사 과정에서 통진당이 불법적으로 국고보조금을 은닉하거나 빼돌린 정황을 포착할 경우 보조금 회수를 위해 국세청에 은닉 재산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 상 국고보조금의 사용처는 9가지 항목으로 법률(정치자금법 28조)에 적시돼 있다. 또 정당이 해산되거나 등록이 취소될 경우에도 보조금을 곧바로 반납(정자법 30조)해야 한다. 만일 이들 조항을 어겼을 경우 징역 2년 이하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