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방백서>‘北 정권과 軍은 우리의 敵’ 기존 표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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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방백서에는 ‘북한 주적(主敵)’ 표현과 관련,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기존 국방백서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표현은 2010년 국방백서 이후 사용되고 있다.

주적 개념은 1994년 남북 당국 간 실무접촉에서 북한 측 박영수 대표의 ‘서울 불바다’ 위협 발언 이후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사용됐다.

김대중정부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국방백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이후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년 이후에는 주적 표현을 삭제하고 ‘직접적 군사 위협’ ‘현존하는 군사적 위협’ 등의 표현으로 대체했다. 2008년 국방백서에선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증강, 군사력 전방 배치 등은 우리 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다”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이후 이명박정부 들어 2010년 국방백서에 다시 ‘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가게 됐지만 ‘주적’이라는 단어는 아니었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과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을 계기로 다시 ‘주적’이라는 단어를 명시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정치·사회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위협의 주체를 북한 정권과 북한군으로 명시해 ‘적’이라고 표현했다.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인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 북한군을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주적’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쓰지 않은 것을 놓고 ‘군의 정치권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야권에서는 ‘남북관계 악영향’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당시 민주당은 “남북관계에 대못을 박는 행위”, 민주노동당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 진보신당은 “냉전회귀적인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29일 북한 정권과 군을 ‘적’으로 규정한 2014 국방백서를 비난하며 남측이 내년에도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남관계 파국을 부채질하는 고의적 도발’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국방백서의 ‘적’ 표현과 관련, “(남측이) 새해에도 반공화국 적대의식을 고취하며 군사적 도발에 계속 광분할 자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와 끝까지 힘으로 대결하려는 흉악한 기도”라고 비난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