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법인세 올려라” 與 “경제활성화 역행”

문희상 “부자감세 철회를”
이완구 “경제악화 부를 것”

정희수 국회 기재위원장 “소급적용, 법치주의 위배”

새누리당과 정부가 ‘납부액 일부 5월 환급’이란 긴급 처방을 내놓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법인세 인상 카드를 들고 나오는 등 연말정산 대란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월급쟁이 유리지갑’을 털어 부족한 세수를 해결하려던 정부·여당의 목적이 좌절된 만큼 세수 확보를 위해 법인세율 환원(22%→25%)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에 역행한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어 2월 임시국회에서 ‘법인세 증세’를 둘러싼 치열한 대립이 예상된다.

여기에 세법 관련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정희수 위원장이 “연말정산 소급 적용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당정 합의 내용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소급입법으로 세금을 되돌려주면 다른 곳에서 세금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며 “박근혜정부는 더 이상 서민증세 꼼수를 쓰지 말고 부자 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 논의를 진지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증세를 포함한 사회보장 재원 마련 방안을 위한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백재현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문제의 핵심은 이명박정부의 부자 감세와 국부 낭비 등으로 약화된 세수 기반을 법인세 정상화가 아닌 소득세 인상으로 메웠다는 데 있다”며 “이명박·박근혜정부를 통틀어 법인세 실효세율은 2008년 18.26%에서 2013년 14.68%로 줄었고 소득세 실효세율은 2008년 4.02%에서 2013년 4.48%로 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인세 인상과 관련, “경제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투자처도 마땅치 않아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다”며 “세계적 추세에 역행해 우리나라만 거꾸로 간다면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역시 ‘증세 없는 복지’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새누리당 소속 정 위원장은 “세금 납부액 소급 적용을 하면 법치주의의 근간이 무너진다”며 “누구는 환급이 되고 누구는 안 되면 형평성 시비가 일어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면서도, 소급 적용을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