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화형에 요르단 “복수하겠다”…‘IS사태’ 갈수록 악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긴박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을 방문한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에게 이슬람국가(IS)에 억류됐다 피살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요르단 격앙 … 수백명 시위
군 “IS지도부 겨냥 특수작전”

3일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난해 12월 생포한 요르단 조종사를 철창 안에서 산 채로 불 질러 살해한 영상을 공개하자 요르단을 포함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요르단 정부는 “이 참극에 비례해 복수할 것”이라고 나섰으며, 인질 협상 카드로 이용하려 했던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는 4일 처형될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정부와 IS 간의 인질 협상이 진행되기 훨씬 전인 지난 1월 3일 제작된 이 동영상은 여타 다른 IS의 인질 참수 동영상과 달리 완성도가 높고 훨씬 잔혹한 처형 모습을 담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22분 34초의 영상에는 조종사인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가 지난해 12월 생포되기 이전 수행했던 작전에 대해 인터뷰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다음 장면은 국제연합군의 공습 후 무너진 빌딩에 깔린 사람들과 그들을 구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그다음 장면에는 휘발유로 추정되는 물질에 젖은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알카사스베 중위가 철창 안에 서 있고, 마스크를 쓴 한 조직원이 횃불을 던진다. 불은 순식간에 알카사스베 중위에게 붙었고, 그는 비명을 지르다가 무릎을 꿇고 이내 뒤로 쓰러진다. 그 후 조직원들이 부서진 돌조각 등이 포함된 잔해를 마치 불을 진화하듯이 던지고, 불도저가 나타나 불에 탄 알카사스베 중위가 있는 철창을 밀어버린다. 영상은 ‘요르단 내 무슬림이 다른 요르단 조종사를 죽이면 100디나르(IS 자체 화폐)를 주겠다’는 선전과 함께 끝난다.

요르단 국민들은 IS의 잔악한 범죄에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도 암만에는 수백 명의 요르단 사람들이 IS 규탄 목소리를 내며 시시각각 모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사스베 중위의 고향인 카라크의 주민들도 IS 규탄시위에 나섰다.

압둘라 알마자리라는 카라크 공무원은 “나는 알리샤위가 불에 타 죽는 장면을 보고 싶다”며 “그래야 복수에 대한 갈증이 충족될 것 같다”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카라크에 있는 알카사스베 중위의 친지들은 반정부 시위로 번질 기미를 보이자 시위 참가자들에게 ‘진정하라’고 당부한 뒤 “그들(IS)에 대한 복수는 정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요르단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국제연합군에서 요르단이 빠져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알카사스베 중위의 아버지 사피 유세프 알카사스베는 요르단 암만에서 부족 회의 중 아들의 죽음을 전해 들었다. 알카사스베 중위의 삼촌은 “참모총장이 전화해 ‘신이 알카사스베의 영혼을 축복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요르단은 IS에 대한 공격을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은퇴한 요르단 공군 마문 아부 노와르 장군은 “수일 내에 요르단군의 (IS 공격을 위한) 출격 횟수는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며 “IS 지도부를 향한 특수 작전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초에 협상 카드로 떠올랐던 사형수 알리샤위는 4일 동틀 무렵 처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요르단 정보당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때 알리샤위뿐 아니라 테러조직 가담 범죄자 3∼5명도 함께 처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