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D램’ 점유율 70% 첫 돌파

세계 반도체 D램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마침내 점유율 70%를 돌파했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 엔저(엔화가치 하락)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의 부활 등으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핵심부품인 반도체 부문에서 한국 기업들이 한 차원 앞선 기술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12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D램 반도체 시장에서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14년 4분기 점유율 합계가 70.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3분기(69.7%)였고, 2012년 4분기(69.6%)가 두 번째로 높았다. 점유율 합계가 7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1.4%, SK하이닉스는 27.7%였다. 두 기업의 점유율 합계(69.1%)는 70%에 못 미치지만, 과점체제인 D램 시장에서 지역 점유율을 따질 때는 한국·미국·대만 이외 다른 지역 업체(1.8%)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70.4%로 상향 반영된 것이라고 D램익스체인지는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41.7%)에 비해 점유율이 0.3%포인트 떨어졌지만 굳건히 1위를 지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26.5%)보다 1.2%포인트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3위는 미국의 마이크론(24.0%)으로 SK하이닉스에 3.7%포인트 뒤졌다.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마이크론은 한때 점유율 2위로 올라서기도 했으나, SK하이닉스에 재역전을 허용한 뒤로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4∼5위는 대만 기업인 난야(3.1%), 윈본드(1.3%)로 1∼3위 그룹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