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대사관에 수차례 노골적 ‘사드 반대’ 압력

중국이 주중 한국대사관을 포함해 다양한 양국 고위급 채널을 통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제기했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사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고, 불만도 여러 번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사드와 관련한 불만과 우려를 나에게 직접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한 중국 대사까지 나서 노골적으로 사드 반대 입장을 밝혔던 만큼 실제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이 상당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이 경우 한·중 관계가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되면 경제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력성 발언을 전해왔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주재국 대사관 고위 관계자에게까지 직접 한국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불만’을 수차례나 제기해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2년 이상 순항해온 한·중 관계가 사드 논란을 계기로 최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동맹 역시 한국의 결정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국의 사드 배치 계획을 허용하지 말 것을 직접 호소하면서 한국에 경제교류를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미 군사전문 온라인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 26일에는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사드 배치는 한·중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사는 당시 “사거리가 2000㎞ 가량인 사드는 북한 미사일 방어 목적을 넘어서는 것이며, 중국을 목표로 한 것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