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경제, 사회적 기업 1000개 시대>‘북극곰을 부탁해’로 환경문제 고민… 기능성 보드게임 하며 學暴 예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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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학교폭력 때문에 다니던 중학교를 자퇴했어요. 그 길로 학교폭력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게임을 통한 교육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아스피린센터에서 만난 김민표 비전웍스 대표는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폭력적인 디지털 게임 과몰입”이라며 “재미있는 기능성 게임을 통해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3년 5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된 뒤 지난해 1월 1일 정식 법인으로 태어난 ‘비전웍스’는 보드게임을 게임을 개발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게임으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아해 하는 주위 시선도 있지만, 비전웍스가 개발한 모든 게임은 사회적 문제 해결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또래문화나 놀이가 부족해서 디지털 게임에 과몰입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또래를 괴롭히면서 자극을 받는 행위가 아이들 사이에서 일상화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실제 학교 폭력 사례를 분석해보면 디지털 게임의 폭력성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비전웍스는 이점에 착안해 아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바람직한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비전웍스의 첫 출시작인 ‘북극곰을 부탁해’(사진) 게임은 기후변화가 몰고 오는 북극곰의 생태위기를 게임 메커니즘으로 구현한 상품이다. 게임 참가자가 북극곰 역할을 하면서 북극의 생태계와 북극곰의 생체변화를 학습할 수 있고,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북극곰을 부탁해’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이달의 우수게임상’을,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굿 게임상’을 받았다. 또 학부모와 학교, 공공기관 사이에서 좋은 게임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초판 2000개가 매진된 상태다. 현재 3000개가량의 재생산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미션 리사이클링’ 게임은 재활용과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재미있게 일깨워 주는 기능성 게임이다. 참가자들이 환경미화원이 돼 자신이 담당하는 분리수거 제품군을 이해하고, 알맞은 분리수거를 수행하는 것이다. ‘톡톡 디톡스’ 게임은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을 추구하는 전략 게임이다. 참가자는 일과 중 디지털 콘텐츠를 적절히 사용하며 중독에서 벗어나고, 대화와 운동·그룹 활동을 통해 더욱 건강한 하루를 보낸 뒤 집으로 귀가해야 한다. 무조건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과몰입을 피해 건강한 생활을 이어나가는 방식을 일깨워 준다.

김 대표는 “일선 학교에서 디지털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더라도 이를 해결할 만한 콘텐츠가 없어 컴퓨터 게임을 자제하라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비전웍스 보드게임을 통해서 재미를 느끼면서도 자연스럽게 바람직한 가치를 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전웍스 상품은 서울 각지의 지역아동센터와 교육 기관에 갖춰져 있다. 홈페이지(http://www.govw.co.kr/)를 통해서 개인 구매도 가능하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