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강국 도약의 조건, 사업재편>LG ‘독자 기술’ 삼성 ‘계열사 시너지’… 글로벌 주도권 강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파주 LG디스플레이 파주LCD산업단지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P8 공장(오른쪽) 등이 들어서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 LG ‘OLED 패널’
최적 솔루션으로 대형화 성공
프리미엄 TV 시장 주도 전망

- 삼성 ‘갤럭시S6·엣지’
자체 개발 모바일 AP 장착
디자인·화면밝기 등 차별화

국내 정보기술(IT)·전자산업계에 있어 ‘카피캣(copy-cat·모방자)’이나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전략)’의 시대는 끝났다. 삼성전자의 TV는 9년째 글로벌 TV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은 미국 애플과 함께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애플과 유사한 스마트폰 등 각종 IT·전자 제품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으며, 이제는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에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도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IT·전자 업계의 경쟁 심화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독자적인 최첨단 기술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연관 분야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일 찾은 경기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파주LCD산업단지에는 공장이라기보다는 마치 도심의 대형 백화점이나 오피스빌딩과도 같은 대형 생산라인 3개동이 들어서 있었다. 건물 일부에 드러난 각종 배관을 제외하면 이곳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최첨단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조하는 공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단지에 위치한 P7, P8, P9 등 3곳의 공장 중 OLED 패널이 생산되는 8세대 생산라인은 P8(E3 라인)과 P9(E4 라인) 공장에 위치하고 있다”며 “해당 라인은 출입이 허가된 직원들 외에는 다른 직원들도 들어갈 수가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기술에 있어 OLED는 현재까지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만 양산 단계에 이른 상황이다. OLED는 많은 기술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형화’를 위한 기술과 공정이 매우 어렵다는 점과 일정 규모의 신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 즉 대중화가 어렵다는 점이 난제로 여겨졌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산화물 TFT+WRGB OLED’라는 최적의 기술 솔루션을 채택해 대형화 문제를 극복했다.

OLED는 동영상 응답속도가 100만 분의 1초 단위에 불과해 LCD에 비해 1000배 이상 빨라 잔상 문제가 없다는 장점도 있어 LG전자의 울트라 OLED TV 등 프리미엄 TV 신시장을 주도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10일 판매를 시작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6·엣지는 삼성전자의 부품 부문부터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의 최신 기술 총화라 할 수 있다. 갤럭시S6·엣지는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엑시노스7옥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장착했다. 엑시노스7옥타는 AP 분야의 경쟁 상대인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810보다 우월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면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한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를 탑재했다. 애플 아이폰6는 4.7인치 화면에 326ppi(인치당 픽셀 수) 수준에 그치는 데 반해 갤럭시S6의 디스플레이는 577ppi를 자랑한다. 삼성SDI는 갤럭시S6·엣지가 역대 시리즈 가운데 가장 날씬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파우치형’ 배터리와 내부 기판 틀에 사용되는 고강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OS)를 제외하고는 삼성 계열사의 모든 기술 시너지가 결합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IT·전자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어느 분야가 대세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인 만큼 각 업체들은 자신의 사업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해 둬야 급변하는 글로벌 IT·전자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