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SLBM 대응 착수>北, 2000t급 잠수함 건조에 수천억 소요

북한이 최근 시험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이르면 1∼2년 내 실전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1994년 소련에서 들여온 골프급 잠수함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20여 년 만에 SLBM은 물론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개발까지 완성한 셈이다. 북한 잠수함 개발 기술이 남한보다 30년 앞섰다는 전문가 평가도 나오고 있다.

12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제 SLBM 개발에 필요한 기술은 거의 다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 시험에서 모의 탄도탄(더미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미사일이 잠수함 밖으로 나가는 연동시험과 수면 위로 점화해서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추진시험 모두에서 기술적 문제점을 거의 해결했다는 것이다. 원자력잠수함사업단장을 지낸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점화시키고 자세를 잡는 시험까지 성공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유사한 실험을 수차례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핵 개발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원천기술을 도입한 뒤 수십 년에 걸쳐 자체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자급자족’ 개발 방식이다. 이번에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포급(2000t) 잠수함에 수직 발사관이 1개만 장착돼 있는 것도 자체 연구의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용 문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2000t급 잠수함 건조에만도 대략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SLBM 개발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예를 들면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1만9000t) 잠수함에 24기씩 탑재되는 SLBM인 트라이던트2 비용은 1기당 3730만 달러에 달한다. 문 전 단장은 “북한이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인 잠수함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 핵탄두 1발이 장착된 1개의 미사일만 장착하는 ‘일격필살(一擊必殺)’ 개념을 가져온 것 같다”면서 “전 세계 잠수함 역사상 유일무이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