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도 혁신위원장 거부 … ‘뭘 해도 꼬이는’ 문재인

조 “백면서생 호출 말고 단결”
문, 안철수 뜻 오해 ‘해프닝’
일각 “文, 듣고 싶은 대로 듣나”

혁신기구를 통해 내홍을 수습하려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구상이 꼬일 대로 꼬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거절한 데 이어 대안으로 제시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백면서생을 호출하지 마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듣고 싶은 대로 듣는’ 문 대표의 소통 능력 부재가 또다시 확인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교수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으로 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점, 감사한다”면서 “백면서생을 호출하지 마시고 130명 선량(選良)들의 힘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그는 “일개 학자인 제가 아니라 선출된 국민의 대표이신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혁신의 물꼬를 터 달라”며 “식견과 경륜을 갖추신 존경하는 중진 의원 여러분께서 자발적으로 ‘적지’에 몸을 던져주시기만 해도 민생과 민주를 위한 정권교체는 한 걸음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에 이어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거론되던 조 교수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새정치연합의 내홍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

특히 문 대표는 이 과정에서 소통 능력 부재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지난 19일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적절치 않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문 대표는 이를 설득 여지가 있다고 받아들였다. 이는 20일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의 결단을 공식 요청키로 하는 결론을 낳게 했고, 안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거부 입장을 밝히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은 “비노(비노무현) 의원들의 쇄신 요청을 ‘지분 요구’로 이해했던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얘기를 제대로 경청했는지 모르겠다”며 “문 대표가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