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심환자 떠넘기지 말고 신속 대처로 추가전파 막아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격리병동 8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격리병동에서 의료진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거동을 돕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병원 감염을 통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발생한 가운데 4차 감염이나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환자는 메르스 의심 증상을 숨기지 말고 방역 당국이나 병원에 알리고, 병원은 의심 환자 방문 시 진료 거부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메르스 2차 유행을 막기 위해 환자와 의료기관, 의료진이 지켜야 할 사항을 전문가들을 통해 알아봤다.

◇의심되면 증상 알리고 자가 격리 =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바로 가는 것을 피하고 스스로 자가 격리를 한 뒤 보건소나 보건복지부 콜센터(120),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핫라인(043-719-7777) 등에 신고해야 한다. 환자는 가족들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직장인이나 학생은 소속 기관에 의심 증상 발생 사실을 알리고 음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출근 또는 등교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직장이 병원인 경우에는 메르스를 의심할만한 가벼운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반드시 보건 당국에 알려야 한다. 메르스 의심 증상은 가벼운 감기, 몸살 기운부터 호흡 곤란까지 다양하다. 발열과 기침·호흡이 힘들어지는 증상이 가장 많고, 온몸이 쑤시는 근육통과 설사 등 소화기 장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병원은 환자 ‘핑퐁’ 말아야 = 서울 시내 대형병원들이 메르스 의심 환자를 ‘핑퐁’ 하듯이 서로 미루다가 각 병원 응급실이 무더기로 메르스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메르스 바이러스 노출을 우려한 몇몇 병원들은 삼성서울병원 등 감염 환자가 진료를 받았거나 거쳐 간 병원에서 진료받은 이력이 있고, 열이 나는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내부지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병원들은 메르스 의심 증상 환자 떠넘기기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의심 환자에 대해서 병원들이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메르스 바이러스 추가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병원은 메르스 의심 환자가 병원을 찾은 경우 매뉴얼에 따라 메르스 의심 환자를 조기 발견해 신속 대응하고,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등의 초동 조치로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

확진 환자는 음압 병실에서 격리 치료하고 응급실 등에서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 간병인과 접촉한 의심자는 신속히 격리해야 한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