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수출한국>서비스 규제 풀어 경쟁력 제고… ‘주력상품’ 내놔야

수출 강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을 새로운 수출 주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산업계가 국제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에 흔들리고 있는 데는 정부의 ‘변함없는’ 제조업 중심 수출 정책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위 ‘중후장대(重厚長大)’로 대변되는 중공업이 우리 수출을 빠르게 견인해왔지만, 우리의 수출 역량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이 그만큼 부족하게 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서비스업 육성 등 수출 역량 분산을 대안으로 꼽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술, 법률, 회계 분야와 같은 사업서비스 분야는 우리나라가 절대적으로 선진국에 밀리고 있으며 무역수지에서 수입을 많이 하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관련한 국내 서비스업이 성장했다면 그만큼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서비스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선진국과의 경쟁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우리나라는 경공업은 감소하고 제조업이 더 발전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이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제조업에 집중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특히 보건·의료 및 관광업을 옥죄고 있는 정부의 서비스 산업 규제 역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보건·의료 및 관광업 등 국내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이 규제에 묶여 있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의료를 허용하고 관광호텔 건립이 좀 더 자유로워지는 등 정부가 각종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서비스업은 물론 이에 파생된 제조업 분야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점진적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주 위원은 “기술, 법률, 회계 분야와 같은 사업서비스 분야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방법은 점진적인 국내 시장 개방을 통해 합종연횡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외국 기업들과 경쟁하고 기술제휴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울 때 비로소 서비스 산업 분야도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