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작 국민 심판 받아야 할 사람은 대통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호소 문재인(앞줄 왼쪽 세 번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본관 중앙계단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부실 대책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與, 대통령 아닌 국민에 복종… 국회법 즉각 재의·의결 해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 “정부의 무능에 대한 책임 면피용이자, 국민적 질타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치졸한 적반하장식 정치이벤트”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박근혜 대통령 독선 정치 중단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 “박 대통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외면한 채 한국 정치를 악성 전염병에 감염시켜 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이 정치권의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는 발언에 대해 “정작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아야 할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라며 “대통령은 국회와 국민을 향한 독기 어린 말을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특히 “박 대통령은 거짓말까지 동원하며 정부의 무능을 야당에게 뒤집어씌웠다”면서 박 대통령이 지난 2013년 국회 시정연설에서 처리를 촉구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거론하며 “1만4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는데 지난 3월까지 고작 170여 개 직접 일자리밖에 창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을 하지 않기로 한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결정을 스스로 뒤집는 자기배반이자, 청와대 굴복선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표는 “(여당이) 복종해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며 “국회법은 국회 본회의에 즉각 재의하고, 의결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정아·손우성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