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순환군·혼성군’ 체제로 전환 땐 전력 공백

미국이 국방분야의 ‘선택과 집중’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주둔 70년째인 주한미군의 성격도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주군이 아닌 순환군과 예비군이 투입되고, 타 지역에서 유사 사태가 발생할 때 언제든 병력을 이동할 수 있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난 2012년 미 국방부는 새로운 ‘국방전략지침(DSG)’을 발표했다. 국방비 및 지상군을 감축하고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더욱 집중해 중국의 부상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전략 변화 내용이 담겼다. 이를 토대로 순환군, 혼성군(상비군 + 예비군)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도입했다. 오는 2020년까지 10만 명에 달하는 미 지상군을 감축하고, 아시아 지역에 6개월 단위의 순환군을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탓에 국방비를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붙박이군이 아닌 순환군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려 하면서 세계적 차원에서 기지 재조정과 병력 감축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한 안보관련 연구소 교수는 21일 “미국이 특정 국가에 주둔하는 군을 다른 나라 유사 사태 시 파견하는 등 필요에 따라 투입했다, 철수했다를 반복하며 군을 유연하게 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열수(국제정치학)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미2사단 제1전투여단이 해체되도록 하면서 정부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정책을 받아준 꼴이 돼 버렸다”면서 “순환군이 들어오는 문제를 신경쓰지 않으면 미2사단이 해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