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동차산업>“車무게 줄여라” 현대차 신소재 확대

현대자동차는 오는 4분기 출시하는 플래그십(기함) 세단 에쿠스에 차량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반 자동차 강판 대신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 경량화 신소재를 대폭 적용할 예정이다. 기아차가 지난해 출시한 신형 쏘렌토와 지난 7월 내놓은 신형 K5 역시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적용해 무게를 줄였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차체 경량화를 위해 차체 등에 강판 대신 알루미늄을 속속 활용함에 따라 국산차들도 신소재 적용을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 6일 국내 출시된 재규어 스포츠 세단 XE는 차체 75%에 알루미늄을 활용해 무게를 대폭 줄였다. 아우디 역시 지난해 출시한 대형 세단 뉴 A8의 차체를 초경량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차량 무게를 120∼140㎏ 줄였다.

자동차 업체들이 알루미늄 소재를 속속 도입하는 것은 차체 무게를 낮출 경우 연비를 끌어올리고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연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엔진이지만 일반적으로 차가 10% 가벼워지면 연비는 약 3.2%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독일 등 유럽과 미국차들을 중심으로 알루미늄 소재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반면 국산차의 경우 그동안 알루미늄 소재 사용은 차체가 아닌 지붕 등 일부 부위에 그치고 초고장력 강판을 활용해 차체 경량화를 시도해 왔다.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 대비 강도가 2배 정도 높지만 무게는 10% 가볍다. 철강보다 40% 가벼운 알루미늄에 비해 무게를 덜어내는 효과는 부족하지만 알루미늄의 비싼 가격 등을 감안하면 초고장력 강판을 최대한 활용하고 엔진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각종 안전장치 추가 등으로 신차 차량 무게가 이전 모델보다 무거워지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역시 무게 경감 효과가 큰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부품을 늘리고 적용 차종 역시 점차 늘려 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