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스쿨 7년’

‘음서제’ 등 비판 이어지자 “비방에 체계적 대응하겠다”

모집요강·입학정원제… 로스쿨, 수차례 憲訴 논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2009년 도입돼 올해 7년째를 맞았지만, 법조인력 양성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폐지를 앞둔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로스쿨만으로 법조인을 선발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그동안 수차례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고, 제도의 내적 불합리성 등 다양한 이유로도 로스쿨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이에 대응해 현직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근거 없는 로스쿨 비방에 대응하겠다”며 모임을 꾸려 처음으로 집단 대처를 시작해 법조인 선발 과정을 둘러싼 내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시 준비생들은 로스쿨 제도만으로 법조인을 양성·선발하는 제도에 대해 잇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2012년 사시 준비생 109명은 4년제 일반대학과 로스쿨의 연평균 등록금을 비교하며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조인이 될 수 없다면, 이는 국민의 직업선택 자유, 공무담임권,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시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권민식 씨 등은 “로스쿨 도입 이후 고관대작의 자녀들이 특혜를 받는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출범 초기에는 입학정원제에 따라 로스쿨 선정에서 탈락한 대학이나, 선정된 대학에서도 일반 법대나 법학과를 둘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후배를 받지 못하는 재학·졸업생들을 중심으로 헌법소원이 이어졌다. 여성만 입학할 수 있는 이화여대 로스쿨을 교육부가 인가한 것을 놓고도 양성평등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이 이뤄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정치권의 입법적·사회적 결단의 결과라는 것을 전제로 대부분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했다. 올해 6월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시험법 조항에 대해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 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사실상 유일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헌법소원 등 다양한 형태로 ‘로스쿨 흔들기’가 이어지자 로스쿨 변호사 600여 명이 모인 ‘한국법학전문대학원법조인협의회’(한법협)는 오는 4일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발족을 선언했다. 한법협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만 구성된 최초 변호사 단체로 창립총회 공지에서 ‘법조인 양성 시스템 퇴보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로스쿨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에 체계적 대응을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일부 기성 법조인과 정치권, 언론, 누리꾼들이 로스쿨을 의도적으로 ‘돈스쿨’ ‘음서제’ 등으로 깎아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욱(변호사시험 2회) 한법협 회장은 “서민·중산층에 속하는 다수의 로스쿨 변호사는 음서제와 같은 비난에 매우 억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하·이후연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