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국정화 반대論’ 커지는데… 정부는 속수무책

朴대통령만 연일 의지 표명
교육부‘홍보영상’되레 역풍

리얼미터 贊 41% vs 反 52%
“여론에 밀려 검정 회귀 우려”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정부가 뒤늦게 국민 설득 작업에 나섰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수단체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홍보 작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국정화를 찬성하는 진영에서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여론을 고려해 지난 15일부터 4일간 신문 광고를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홍보를 진행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반발로 홍보 작업 예산 집행에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토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정화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은데 야당에서는 홍보를 막고 있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교육부는 신문 광고에 이어 19일부터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홍보하는 내용의 동영상 세 편을 공중파 방송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개했다. 하지만 세 편의 동영상 중 유관순 열사에 대한 기술이 미흡하다는 ‘유관순 열사편’이 논란을 빚으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교육부가 문제를 제기한 검정교과서 역시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뒤늦은 국민 설득 작업에 나선 정부의 홍보 대책이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여론에 밀려 다시 검정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이날 CBS·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정화 반대 여론이 52.7%를 기록했다. 찬성(41.7%)보다 11%포인트 앞선 수치다. 이와 관련,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에서 국정화 철회 및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때문에 30∼40대 표심이 날아가는 게 보이는데 당은 뭐 하는 것이냐’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정유진·김만용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