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24시 現場을 가다>녹차·화장품에 ‘삼다도 관광’ 연계… 1~3차 산업 ‘한자리’

  • 문화일보
  • 입력 2015-10-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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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아모레퍼시픽 관계사인 ㈜장원의 설록차연구소 연구원들이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의 오설록 유기농 다원인 서광다원에서 찻잎을 살펴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광다원, 도순다원, 한남다원 등을 활용해 제주를 6차 산업의 롤모델로 성장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동훈 기자 dhk@


아모레퍼시픽, 노하우 적극 활용
도내 화장품 업체들과 상생 발전

녹차 재배·제조·휴식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이 고부가가치 창출
생태길 조성 등 관광콘텐츠 개발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서광다원. 한 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한국 차 문화의 발상지로, 국내 최대 규모의 차 종합 전시관도 들어서 있는 곳이다. 다원 규모만 해도 69만4214㎡. 푸른 물이 촉촉이 밸 것 같은 싱그러운 찻잎이 가을 햇살을 머금고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차는 연평균 14도 이상의 기온, 높은 일조량, 그늘진 기후, 1600㎖ 이상의 연간 강우량, 원활한 배수 등이 필요한 까다로운 식물이다. 제주는 오염물질을 강하게 흡착하는 천연 필터링 기능을 지닌 화산회토와 이 사이를 통과하는 화산 암반수, 유기물 함량이 높은 토양 등의 조건을 갖춰 차 재배 면에서는 최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 찻잎을 살펴보고 있던 아모레퍼시픽 관계사인 ㈜장원 설록차 연구소의 이민석(41) 연구원은 “이곳의 차나무는 5년은 키워야 성목이 되는데 100% 유기농으로 재배한다”며 “모두 ‘오설록’브랜드로 제품화돼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수출돼 명성을 떨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광다원이 주목받는 것은 연관산업으로의 파급효과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80% 가까이가 찾는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면서 주변에 항공우주박물관, 영어교육도시, 관광단지 등이 조성돼 그야말로 1차 산업에서 6차 산업까지 아우르는 본보기가 됐다.

서광다원과 서귀포시 도순동 도순다원,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한남다원 등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차 재배지는 모두 330만5785㎡ 규모다. 아모레퍼시픽은 1970년대 후반 황무지 자갈밭을 옥토로 바꿔 대한민국 최고의 명차를 생산하는 ‘황금의 엘로라도’를 만들었다. 앞으로 제주 창조경제 사업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어서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곳에는 또 아모레퍼시픽이 전담하는 ‘제주창조경제혁신 제2센터’(제2센터)가 있다. 지난 6월 말 출범해 이달 27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 제2센터는 제주지역 화장품산업의 연구 및 육성과 함께 K뷰티와 문화, 체험을 연계한 고품격 관광 콘텐츠를 활용해 6차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예정. 제2센터는 화장품 원료, 추출, 분석, 체형 연구 등의 설비를 갖추고 제주 도내 화장품 기업과 창업 희망자, 관계기관, 대학 등을 대상으로 화장품 제조·판매 관련 특화 교육과 화장품, 홍보, 마케팅 분야의 전문인력을 통한 컨설팅 제공 등을 통해 도내 화장품 업계와의 상생발전을 꾀하게 된다. 제주도의 청정한 생물자원 표본과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화장품 원료로 쓸 수 있는 제주지역 생물 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연계해 지원해 줄 방침이다. 국립생태원과도 손잡고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비자림마을, 서귀포시 신흥2리 동백마을을 중심으로 ‘생태길’을 조성해 생태관광 콘텐츠 개발에도 나선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충북 진천에 자리한 생산기지를, 토지와 기후 등의 녹차 생산 환경 측면에서 천혜의 조건을 지닌 도순다원으로 옮겨 1만3223㎡ 규모의 프리미엄급 녹차 생산기지를 이르면 2017년까지 새로 구축하고 이에 맞춰 고급 휴양지로 제주 용암 해수와 찻잎을 활용한 스파 리조트, 원료 관광마을을 같이 조성한다. 녹차 관광 아이콘이 지향점이다.

제2 센터의 김지현(39) 기업육성팀 과장은 “녹차 재배, 녹차원료화 및 상품생산, 녹차를 활용한 휴식형 서비스 등 1∼3차 산업이 한자리에서 이뤄지고 융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며 “지역 인력을 최대 1만5000여 명까지 고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광다원에는 현재 제주시 중앙로 제주벤처마루에 입주하고 있는 제2센터가 이르면 2, 3년 내에 확장해 이전하게 된다. 제주의 녹차 밭을 중심으로 유럽의 포도주 제조장처럼 6차 산업의 롤모델로 키우는 ‘그린뷰티밸리 및 원료관광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경배(53)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이미 “전 세계 문화관광의 명소가 되어 지역사회가 경제적, 문화적으로 번창하고 있는 유럽 와이너리처럼 제주에 6차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창조경제의 부흥에 이바지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제주지역에서 전체 사업에 거는 기대감이 충만한 배경이다.

이처럼 집중적으로 추진할 창조경제형 사업 외에도 제주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움직임도 궤도 위에 올라 앞으로 성과가 기대된다. 제주 중소기업에 특화한 100억 원을 상생펀드로 조성해 80여 개에 달하는 제주 지역 화장품업체 중 아이디어,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에 지원하는 한편, 제주에 창업하는 유관 업체에 지분도 투자해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복안도 세웠다. 전체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이 창조경제사업을 위해 투자하는 규모는 1000억 원 이상에 달한다.

서귀포=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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