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글로벌 테러, 문명충돌 아닌 급진 무슬림의 폭력일 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 교수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세계민주주의운동’ 8차 대회의 로고 앞에 서서 “민주주의는 인류역사상 인간이 만든 최선의 제도”라면서 엄지를 치켜들고 웃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래리 다이아몬드 美 스탠퍼드大 교수

이달 초 서울에서는 전 세계 100여개국의 400여 민주주의 현장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글로벌 민주주의의 미래를 협의하는 ‘세계민주주의 운동’ 8차 대회가 개최됐다. 미국민주주의기금(NED·회장 칼 거시먼)이 주최한 이 대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연구자와 활동가 및 후원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며, 민주주의 강화전략을 논의했다. 세계민주주의의 축제라 할 수 있는 이 대회에서 거시먼 회장만큼이나 바빴던 인물은 민주주의 연구의 석학으로 불리는 래리 다이아몬드(64) 스탠퍼드대 교수다. 세계민주주의 운동 대회가 열릴 때마다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다이아몬드 교수를 지난 4일 만나 세계의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11·13 파리 연쇄 테러’ 이후 변화된 상황에 대해선 이메일로 추가 대화를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파리 연쇄 테러가 글로벌 사회에 쇼크를 주고 있다. 테러의 파장이 어떨 것으로 예상하는가.

“불행하게도 우리는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가 중동을 비롯해 유럽 및 세계 각국을 위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1∼2년 내에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아마도 민주국가들이 그런 테러사태에 대해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제한하고 자국 내에 있는 무슬림들을 차별하고 죽음으로 내몰도록 하는 것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전략적으로 포괄적이고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소수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선 과감히 군사적 수단을 사용해야겠지만 무슬림들의 극단화를 저지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그래서 온건한 이슬람주의를 확산시키고 극단주의와 고립주의의 뿌리를 뽑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많은 이들이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이 전면화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한다. 그런 의견에 대해 동의하는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다.”

―어떤 점에서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인가.

“파리 연쇄 테러를 문명의 충돌로 보는 것은 이 테러가 던진 도전에 대해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야말로 급진적 지하디스트들이 몰고 가려는 구도다. 문명의 충돌로 상황을 몰고가 서방진영이 이슬람에 대해 일종의 전쟁을 선언하면 그들은 전 세계의 이슬람 인구를 동원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생각은 아주 일그러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파괴와 갈등이 잇따를 것이다. 이것은 이슬람과 서구 민주주의 가치 간의 전쟁이 아니다. 이것은 아주 작고, 급진화된 무슬림소수파가 테러리스트적 이미지와 폭력을 사용해 그들의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벌이는 갈등이다. 소수 극단주의자들이 전 세계 평화애호가들을 겨냥해 벌이는 갈등이다. 전 세계 평화애호세력은 어떤 종교, 어떤 이념을 갖고 있든지 간에 폭력과 극단주의를 부정한다. 우리가 소수 극단주의자들과의 투쟁 프레임을 이렇게 세우면 소수 테러리스트들이 결국 패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이것을 문명의 충돌로 몰고 갈 경우 우리가 그들의 전략에 말려들게 된다.”

―‘9·11테러’ 이전과 이후가 달랐듯이 파리 11·13 연쇄 테러 이전과 이후의 세계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테러가 일상화한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절대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된다. 냉정함과 균형감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가 급진이슬람주의 테러리즘과 싸운다는 명목으로 자유를 희생시키거나 소수자들의 권리에 제한을 가할 때 우리는 민주적 권리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극우 쇼비니즘과 인종주의, 이슬람포비아 경향에 대해 결연히 일어나 반대하면서 우리의 자유주의적 가치를 방어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아주 적극적이지만 신중하게 타깃을 명확히 규정한 뒤 테러리스트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해 국제법에 입각해 군사적 대응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온건 이슬람세력에 대해선 포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들에 대해 교육을 강화하면서 민주적 가치와 이상을 심어줘야 한다. 이슬람과 민주주의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은 민주주의와 관용, 평화를 위해 명시적으로 이념적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 운동 8차 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 것을 계기로 한국의 민주화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민주주의 연구자로서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은 시민 파워가 중심이 돼 1987년 민주주의로 전환했고, 현재는 자유 민주주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한국의 정치지도자인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국사회를 군사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정치가 군을 통제하고 법치주의와 의회주의가 정착하면서 한국은 아주 역동적인 국가가 됐다.”

―1987년 민주화에 대해선 모두들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그 이후 민주주의가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정치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가 민주주의의 질적 측면을 중시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체제에 있어 정치과정에서 생기는 불만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민의 정치참여는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대자본의 정치에 대한 영향력은 커지고, 의회는 의회대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에 와서 보니 모두들 정치양극화를 얘기하는데 이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대만 등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도 정치에 아주 역설적인(paradoxical) 영향을 준다. 이런 것들은 어떤 면에서는 일반인들의 파워를 강화시키면서 참여 민주주의를 활성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반면, 소셜미디어는 정치양극화를 고착시키는 효과도 있다. 시민들이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들으려 하기 때문에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개발도상국은 개발도상국대로 민주주의 체제의 역기능이 심화하면서 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퇴조기(recession)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민주주의의 글로벌 후퇴현상을 이끈 핵심요인은 금융위기가 아니라 머니 폴리틱스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금융자본의 로비에 국가가 포위되면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에서 이익집단의 영향력을 줄이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위기는 더 깊어질 것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국가가 자본, 이익집단에 포위되어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시민들의 정치참여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렇다. 모두들 정치의 문제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회복시킬 것이냐인데 이것을 위해 우리는 정치개혁 어젠다를 만들고 실천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책임을 느끼고 공익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스탠퍼드대 동료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의 데모크라시(demo+cracy)가 비토크라시(veto+cracy, 거부권 정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국회의원의 60%가 지지해야 법률이 통과되는 선진화법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것이 말하자면 필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만들어 아무것도 안 되게 하는 거부권 정치의 전형이다.”

―미국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보다 공산당 주도의 권위주의가 경제성장에는 더 낫다는 식의 주장을 펴왔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중국이 공산당 주도의 경제성장에 대해 그렇게 선전해왔지만 이제 중국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을 보면 중국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잘 알 수 있다. 국민들은 다원주의, 개방사회를 원하는데 시 주석은 국민들의 그런 기대감에 역행하며 체제 강화 쪽으로 가고 있다. 공산당 지배의 정당성은 그래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법치주의가 정착되지 않고 사법제도가 공산당으로부터 독립되지 않는 한 반부패 캠페인이 공정하게 진행된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에서는 민주화(democratization)란 표현에 대해 거부감이 많다. 따라서 우리가 중국에 요구하는 것은 공산당이 국가와 사법제도를 먼저 분리해야 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산당이 모든 정치적 파워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사회의 모든 문제를 풀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 체제에서는 결국 한 사람에 의존하게 되고 그의 뜻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부패란 바로 그런 시스템에서 배태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는 시 주석은 그런 모순을 점점 더 느낄 것인데, 권력을 분산시키지 못하는 것은 그것을 놓는 순간 곧 소련 붕괴기의 미하일 고르바초프처럼 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인 것은 그러면 그럴수록 시 주석이 고르바초프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흥미있는 분석이다. 시 주석이 고르바초프처럼 되지 않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나.

“법치주의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가 없고, 사법제도가 독립되지 않고, 국민들이 옳고그름에 대해 판단하고 문제제기하지 않는 체제에서는 격변이 일어날 때 순식간에 사회가 무너질 수 있다. 톈안먼(天安門)사태가 다시 올 수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올 때 공산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과거 톈안먼사태 때처럼 대응하지는 못할 텐데 그럴 경우 모든 것이 변화될 것이다.”

―시 주석 임기 내에 그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는가.

“시 주석의 임기는 7년 정도 남았는데 그 안에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마도 위기는 그의 임기 말 또는 10∼12년 내 올 것이다. 특히 현 국면은 중국의 경제적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7%가 아니라 3∼4%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그렇게 저성장 상태가 지속된다면 모순폭발의 시기가 더 빨리 올 것이다. 중국의 현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은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이 지속되는 경우다. 그러면 국민들이 다른 분야에서 불만이 있더라도 참겠지만 그것이 멈추면 국민들이 부패 체제를 감내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은 그럴 경우 중국에서 내셔널리즘이 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야 할 것이다.”

―중국지도부가 국가주의를 체제 불만의 출구로 삼을 것이라는 얘기인가.

“그렇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이미 그런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셔널리즘은 코카인과 같다. 일정한 시기에는 힘과 열정을 주지만, 코카인 약효가 사라지면 아주 추악하게 무너져 내리게 마련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만들고 있는 것은 내셔널리즘이라는 코카인을 사용하겠다는 의지인 것같아 불안하다. 아주 불행한 일의 시작이다. 체제종말의 전주곡일 수 있다.”

―체제 종말의 시작이라니, 남중국해 문제가 중국공산당 지배체제 붕괴의 서곡일 수 있다는 얘기인가?

“남중국해 인공섬 문제로 미·중이 충돌하면 국제적 갈등이 발생하면서 그것이 돌발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중국공산당이 갑작스레 붕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이 어디까지나 평화적으로, 점진적으로 체제 전환을 해나갔으면 한다. 질서있게 다원주의, 법치주의로 전진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체제 위기가 올 수 있다.”

―푸틴이 국가주의를 동원하고 있다고 했는데 푸틴의 시리아 개입이 구소련 붕괴의 원인이 됐던 제2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같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현 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시리아가 제2 아프간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러시아가 시리아에 오래 있을 가능성은 없다. 우리는 시리아에 대한 해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 푸틴은 국가주의라는 이름의 코카인에 중독된 인물이다. 그는 호전적인 국가주의자다. 그의 권력은 군사력으로 서방에 대항하는 데서 나온다. 그래서 시리아에 군사를 보낸 것인데 이 게임은 그가 이길 수 없는 것이다. 군사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지속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가 10년 이상 권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이라크 민주주의 과정에 관여했는데 이라크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한숨을 길게 쉬면서) 이라크는 심각한 비극이다. 나는 이라크 군사개입이 실수라고 본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파괴무기(WMD)를 보유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침공을 한 것인데 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다. 2003년 말 이라크로 가서 민주주의 건설작업을 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얼마나 준비없이 이라크전을 개시했는지 알게 됐다. 미국은 전후 이라크 안정화 작업도 오만하게 신식민주의적으로 접근했다. 미국이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이라크주재 미국대사도 회고록에서 이라크에서 범한 미국의 실수를 많이 지적했는데 이제 IS의 전쟁터가 돼 버린 이라크에서 미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이라크를 과거로 돌려놓기는 너무 늦었다. 쿠르드족은 이제 더이상 이라크에 남으려는 의지가 없다. 이라크는 이제 하나의 나라로 유지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대만의 경우, 80% 이상이 독립을 원하지만 대부분은 애매한 상황을 기다리면서 견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쿠르드족들은 98∼99%가 독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부분은 10년도 기다릴 생각이 전혀 없다. 그들은 지금이 바로 독립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라크와 쿠르드가 경제적으로 긴밀해지고, 충분한 평화가 터키와 쿠르드에 유지되면 가능 할 것이다. 쿠르드족은 이라크의 부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의 시아파와 수니파도 마찬가지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하락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는데, 오는 12월 지방선거에서 여성참정권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사우디 정치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는가.

“사우디가 여성의 참정권을 지방선거에서부터 허용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전면적인 정치 개혁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사우디 같은 절대 군주정은 오래 존속하기 어렵다. 더구나 요즘 들어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경우 경제적 모순상황이 지속되는데, 유가는 계속 떨어져 경제적 모순이 깊어지면서 재정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사우디 인구가 더 이상 작은 규모가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어렸을 적 사우디는 인구가 수백만 명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2500만 명이나 된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3500만 명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인데도 여성은 일터에서 배제되고 남성들이 전권을 갖고 있다. 사우디가 이런 상황에서도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아주 재난에 가까운 형태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사우디가 급격한 정치 변화에 휘말릴 경우 중동 전체에 불 파장은 어떠할 것으로 보는가.

“당연히 좋지는 않을 것이다. 부패한 정권이 붕괴하게 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나다. 사우디 왕정이 파국을 맞을 경우 사우디는 이슬람 극단주의인 와하비즘에 빠져들 수도 있다. 이 나라는 이미 와하비즘에 동력을 제공해온 전례가 있다. 와하비즘은 이슬람의 왜곡된 형태로 아주 억압적인 이데올로기인데 이들이 권력을 장악하면 상당히 위험해진다.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빠질 수 있다.”

인터뷰 = 이미숙 국제부장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