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이언스>구기종목별 반발계수, 야구공 ‘소수점 네 자리’ 측정… 0.001 높아지면 비거리 20㎝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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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 종목의 공에는 반발계수라는 게 있다. 반발계수는 어떤 물체의 충돌 전후 속도 비율을 말한다. 대개 일정한 높이에서 공을 바닥면에 떨어뜨려 튀어 오르는 정도로 반발계수를 측정한다. 공이 바닥면에 떨어지는 속도(㎧) 분의 튕겨 나오는 속도(㎧)가 반발계수다. 공의 특성은 곧 경기력과 직결되기에 종목별로 지름, 무게, 소재, 색깔, 반발계수 등에 제한을 두고 있다. 특히 반발계수는 공의 비거리와 스피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테니스, 탁구 등 7개의 대표적 구기 종목 중 반발계수에 가장 민감한 건 야구다. 다른 공은 반발계수가 소수점 이하 두 자리까지 표시되지만 야구공은 소수점 이하 네 자리까지 규정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야구공의 반발계수는 0.4134∼0.4374 사이여야 한다.

야구공의 반발계수가 0.001 높아지면 타구 비거리는 2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계수에 따라 홈런이 많이 나올 수도, 적게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야구공은 공을 초속 75m의 속도로 벽에 쏘고, 부딪혀 나올 때의 속도를 재 반발계수를 측정한다. KBO는 구장에서 사용하는 공을 무작위로 거둬가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시험소에서 테스트한다. 초속 75m로 발사되는 속도를 기준으로 반발계수가 0.4134라면 반발하는 속도는 초속 31.005m가 된다.

골프공도 드라이버와 부딪히는 반발력에 따라 역시 비거리에 큰 차이가 있다. 전 세계 골프 규칙을 만드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골프공이 드라이버 헤드에 충돌할 때의 반발계수를 0.83으로 정했다. 이 기준을 넘는 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골프공 역시 반발계수가 0.01 올라갈 때마다 비거리가 2야드(약 183㎝)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름 22㎝인 축구공의 반발계수는 0.77∼0.90이다. 축구공은 2m 높이에서 떨어뜨려 측정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의하면 공이 튀어 오르는 높이는 115∼155㎝ 사이에 있으면 된다.

반발계수가 가장 높은 건 크기가 가장 작은 탁구공이다. 국제탁구연맹에 따르면 탁구공의 반발계수는 0.89∼0.92 사이다. 최대치 반발계수가 다른 공들보다 높다. 30㎝ 높이에서 낙하할 경우 24∼26㎝까지 튀어 올라야 한다.

7개 중 가장 큰 농구공의 반발계수는 0.85이다. 1.8m 높이에서 낙하한 공이 1.3m 튀어 오르는 게 기준이다. 2m 높이에서 떨어뜨려 135㎝ 이상 튀어 올라야 하는 배구공은 0.77∼0.81. 2.54m에서 낙하시켜 135∼147㎝ 바운스를 표준으로 하는 테니스공은 0.73∼0.76 사이에 들면 된다.

타구 스피드는 반발계수와 관련이 깊다. 속도는 물론 때리는 물체가 나무냐 금속이냐, 손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의 타구 속도는 무려 31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PGA투어의 평균 타구 속도는 269㎞다. 테니스에선 이보 카를로비치(크로아티아)가 251㎞의 서브로 가장 빠르고 대개 200㎞를 훌쩍 넘긴다. 양궁의 화살이 200∼220㎞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엄청난 스피드다.

야구의 타구 속도는 정상 반발계수 범위 내에서 최고 시속 180㎞에 이른다. 남자배구 괴르기 그로저(삼성화재)의 서브 속도는 최고 131㎞였다.

축구에선 호베르투 카를로스(브라질)의 킥이 150㎞까지 나왔다. 축구공은 필드 플레이어보다는 골키퍼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 반발계수가 높은 축구공은 방향과 속도가 변화무쌍해 손으로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탁구공은 지름이 40㎜로 매우 작고 무게도 2.7g에 불과하지만 높은 반발계수로 인해 타구 스피드가 250㎞까지 측정됐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도움말=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시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