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무효 비상’ D-16>鄭의장, 획정위案 받아 안행위 제출… 기간내 합의 못하면 본회의에 상정

정의화 국회의장이 16일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정 절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의장이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상정 한다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 2012년 개정된 국회법(국회 선진화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에만 직권상정 할 수 있다.

정 의장은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을 오는 31일까지 마련하지 못할 경우 새해부터 현재의 선거구가 모두 무효가 되는 상황이 초래되며 이는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즉 직권상정의 법적 요건이 갖춰진다는 것이다.

만약 정 의장이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상정하려면 우선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를 거쳐야 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획정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 선거구 획정안을 획정위로부터 제출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여야는 획정위의 획정안 마련에 필요한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고, 이에 획정위는 획정안 제출 기한(10월 13일)까지 안을 내놓지 못했다. 정 의장은 우선 획정위에 획정 기준을 제시하고 획정위로부터 안을 다시 제출받게 된다.

획정위가 안을 내놓으면 해당 획정안은 공직선거법 등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로 넘어간다. 획정안을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15일 성과 없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획정안이 안행위로 넘어가면 정 의장은 안행위에 획정안 심사 기간을 지정한다. 안행위가 정 의장이 지정한 심사 기간 내에 합의하지 못하면 의장은 바로 본회의를 열고 해당 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상정에 앞선 절차들에는 대략 일주일에서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