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 친노·운동권 30년 동거’ 끝나나>“무당층 40~50%… 투쟁 일변도 아닌 ‘새 야당’ 갈망”

야당의 분화가 ‘민주 대 반(反)민주’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투쟁 일변도의 강경노선을 걸어온 야당의 진로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호남이 강경 노선을 견지해 온 친노(친노무현)·운동권과 결별하고,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기존의 야당 모습을 버리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고, 투쟁보단 대화로 정국을 이끌어가야 할 야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강한 야당’과 국민의당을 축으로 한 ‘합리적 야당’이 새로운 야당상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본부장은 13일 통화에서 “현재 무당층이 40∼50%나 되는 것은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새로운 야당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장외투쟁, 반대만을 위한 반대만을 외쳐온 야당의 모습에 실망한 야권 지지층 상당수가 무당층에 흡수된 상태이고 이 중 상당수가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무당층이 향후 4대 2대 3대 1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분화된 두 야당은 국민들이 원하는 야당의 모습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창립주’인 안철수 의원이 더민주의 ‘낡은 진보’를 비판하며 민심을 파고든 것 역시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의 존립근거는 시대마다 다르다”며 “권위주의 시대에는 민주주의 쟁취가 제1의 목표였다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국민이 원하는 다른 모습들을 보여줘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역시 “과거 운동권적 사고방식으로는 산업화 세력을 바탕으로 한 보수 진영은 대화, 타협할 수 없는 ‘꼴통’이고 ‘수구’일 뿐”이라며 “거리의 정치, 반대만을 위한 반대가 아닌 국회라는 장 안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줄 수 있는 야당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진보의 시각으로 보수를 실행한다고 해서 진보라는 정체성이 사라지진 않는다”며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대안야당, 실력 있는 야당의 모습을 갖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