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대란>“원생 등원 중단사태는 막아야” 원장 개인신용대출 ‘고육지책’

경기도내 사립유치원들
교사 인건비 해결 위해
‘借用’카드까지 꺼내들어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경기도 내 사립유치원들이 인건비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차용(借用) 형태의 임시방편 카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나섰다. 교육청이 유치원 법인 명의의 대출(차입·借入)을 허용하지 않자 유치원 원장이 직접 개인 신용대출을 받아 교사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누리과정 사태가 해결된 후 되돌려받는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도내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이를 활용해 교사 임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25일 “당장 오늘부터 인건비를 지출해야 하는데 화성·오산·평택·의정부시의 사립유치원들은 차입이 안 되면 교사들에게 원장 개인 돈을 빌려주는 차용 형태로 인건비를 지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에 일단 개인 신용대출을 받아 교사 인건비를 지급하고 향후 누리예산이 지원되면 차용 금액만큼 교사들로부터 되돌려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개인 채무를 지면서까지 급한 불을 끄겠다고 나선 이유는 학부모에게 부담을 지워 일어날 수 있는 원생들의 등원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의정부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혹시라도 학부모들에게 교육비를 충당하게 하면 원생 퇴원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유치원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오명근·박성훈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