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심리’ 마저 무너지고 있다

2월ESI 89… 전월比 2P 하락
47개월 연속 악화… 사상최장
BSI도 6년11개월만에 최저치
심리위축 → 실물위축 ‘악순환’

소비심리 회복 종합대책 시급

경기회복에 대한 회의감이 사상 최장 기간을 기록하면서, 경제주체들의 경제 심리뿐만 아니라 투자·고용 등 실물경기를 꽁꽁 얼어 붙게 만들고 있다.

29일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가계와 기업의 민간경제 심리를 측정하는 경제심리지수(ESI)가 2월에 89(ESI 순환변동치는 88)를 기록,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하면서 80대로 주저앉았다. E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도는 것은 민간의 경제 심리가 과거보다 냉랭해졌다는 의미다.

ESI가 80대를 기록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ESI는 2008년 12월 58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에는 소비와 투자 심리 등이 살아나면서 기준선을 오르내리며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2012년 3월 기준선(100)을 기록한 이후 올 2월까지 47개월간 100을 넘어서지 못하고 두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기업의 경제 심리를 보여주는 2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63을 기록하면서 1월에 비해 2포인트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56)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BSI도 64로 역시 2009년 3월(60)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경제 심리 위축은 경제 주체들의 경제활동 의지를 꺾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경제 심리 하락으로 연결되면서 악순환이 계속된다. 실제로 경제 심리가 악화한 지난해 경기회복을 위해 11조6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지만, 경제성장률은 2.0%대로 추락했다.

반면, 경제 심리가 살아있던 2006년의 경우 2조2000억 원의 소규모 추경을 편성했는데도 성장률은 5.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 심리 하락을 끊을 소비 심리 회복 방안 등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주거와 일자리, 노후 복지 등에 대한 해결 없이는 경제 심리가 되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고용과 투자를 이끌어낼 기업의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경제 정책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환·박정경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