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의 ‘반격’>“알파고, 인간의 기지 따라오려면 아직 멀어… 아름다운 경기”

시민들 ‘이세돌 신드롬’

“모두가 희망 없다고 할때
묵묵히 승리 이뤄내 존경”
‘갓세돌’‘돌코너’ 별명도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한 바둑게임에서 값진 첫 승을 거두면서 시민들은 “진정한 인간 승리” “인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경기”라며 일제히 환호했다.

강민경(여·25) 씨는 “아무리 기계가 경우의 수를 치밀하게 따져도 인간의 기지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고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인간 승리의 과정을 보여준 아름다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정선화(여·50) 씨는 “알파고는 새로운 상황대처를 위한 창의력 면에선 인간보다 우위일 수 없었다”며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는 결국 사람보다 한발 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9단이 보여줬다”고 칭송했다.

시민들은 계속되는 패배로 큰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느꼈을 이 9단을 위로하기도 했다.

실시간 인터넷 중계로 대국을 지켜봤다는 노정민(36) 씨는 “3번을 연달아 패배하고 모두가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했을 때 이 9단은 포기하지 않고 앞선 대국을 분석하는 등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결국 승리를 이뤄냈다”며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정수현(38) 씨는 “과거 이 9단이 ‘바둑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이번 대국으로 그 꿈을 이룬 것 같다”며 “심리적인 부담감을 극복한 그가 자랑스럽고 멋지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세돌을 ‘갓세돌’(신을 의미하는 God+이세돌) ‘돌코너’(이세돌+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기계군단 스카이넷에 맞서 인류 저항군을 이끄는 존 코너) 등으로 부르며 치켜세웠다.

아이디 jae***의 네티즌은 “바둑은 검은돌, 흰돌, 이세돌이 있다”며 “갓세돌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디 sang***의 네티즌은 “돌코너를 통해 인류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인류뿐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다음 대국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