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民心혁명’ 이후>靑 ‘정권심판 民心’ 외면… 국정개혁 의지도 해법도 안보여

- 반성 없는 靑

국민의당과 정책연대 모색
朴 스타일상 권력분할 난망

靑참모 사태수습 수수방관
두 줄 짜리 대변인 성명에
추가 해명·부연설명 없어

집권 여당 총선 참패의 후폭풍에 휩싸인 청와대는 국정운용의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를 통한 협치를 모색하면서 여소야대로 우려되는 관료집단 이탈을 단속해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없는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의 ‘권력 분할’을 의미하는 협치를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총선 참패 이틀 만에 첫 공식일정을 재개했다. 정치권의 시선은 이날 한·노르웨이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해법에 모아졌다. 현재 야권 3당을 합해 167석인 거야(巨野) 국회의 탄생은 박 대통령이 “자식 같은 정책(2015년 12월 핵심개혁과제 점검회의)”이라고 표현했던 노동 4법을 비롯한 24개 개혁과제의 사산을 예고하고 있다. 입법이 무산될 경우 ‘박근혜호(號)’의 엔진도 식게 된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박 대통령의 참모들은 주도권을 청와대로 다시 가져올 전환점을 숙의하고 있으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4·13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은 채 사태를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부담이다. 청와대가 여전히 오만과 독선의 울타리 안에 머물러 레임덕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일 발표했던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는 성명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추가적인 부연설명이나 해명, 입장 표명도 없었다. 총선을 통해 나타난 국민의 ‘정권심판’ 여론을 사실상 정면 부인하는 정 대변인의 성명은 청와대의 상황 인식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한때 청와대 안팎에서 나돌았던 현기환 정무수석의 사퇴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은 뚜벅뚜벅 걸으면서 개혁과제를 밀고 갈 것으로 보이지만 추진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써는 의석수 38석인 국민의당과의 사안별 정책 연대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오는 18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4·13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과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