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民心혁명’ 이후>“靑 필요할 때만 黨과 소통… 朴, 이젠 통합적 리더십 필요”

- 정치 원로·전문가 지적

“靑, 黨 위에 군림해선 안돼
수평적 당·청 관계 재정립”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를 당·청 간의 소통 실패, 일방적 국정운영 등에 대한 반발 심리가 표출된 것이라고 보고, 수평적 당·청 관계로의 재정립과 소통을 주문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15일 통화에서 “(옳지 않은 당·청 관계의) 결과가 이번 선거로 나타난 것 아니냐”며 “청와대가 구름 위에 떠서 군림하는 것처럼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민심이) 냉혹하다는 건 정치가 없다는 거다. 정치가 없다는 건 대화가 없고 소통이 없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호통치는 그런 낙후적인 자세가 아니라 소통을 통해 서로 융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특히 “종전처럼 국회를 호통치는 스타일 갖고는 더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우선 마음을 고쳐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당·청 관계는 소통하는 채널로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청와대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만 당과 소통했는데, 이제는 당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며 “당·청 협력 관계를 원활하게, 그리고 수평적으로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일 좋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각성해서 통치 스타일을 바꾸고, 보다 소통하고 포용하는 관용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래야 치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곧 꾸려질 새누리당 새 지도부에 관해선 “지금의 친박(친박근혜)계와 같은 스타일은 절대 안 된다”며 “중립적이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수직적 당·청 관계에 대한 지적이 다수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당으로서의 고유한 역할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한다”면서 “당의 고유한 기능과 업무에 대해선 ‘시스템’에 의해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일표 의원도 “이번에 국민의 따가운 심판도 있었기에 20대 국회에선 당·청이 긴밀하게 정책적인 협의는 하면서도 공천이라든가 당이 중심을 잡고 해야 할 상황에서는 당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개각을 통한 국면전환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양 교수는 “개각을 통한 국면전환의 필요성은 절실하지만 그럴 의지도 없고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도 개각 카드에 대해 “그럴 수 있다. 정말 사람들이 신선하고 중립적이라고 느끼는 인물을 기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고 청문회도 워낙 까다롭다보니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