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작년 14만여건… 10년새 63% 급증

해킹·악성코드,전년비 37%↑
개인·기업 PC 암호화시킨 뒤
암호해제 대가 돈 요구도 기승

회사원 이모(40) 씨는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렸는지 파일들이 암호화됐다”며 “이후 컴퓨터 화면에 50달러를 내야만 파일을 복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며 자신의 컴퓨터에 있는 파일들을 열어볼 수조차 없었던 황당한 경험을 올렸다. ‘랜섬웨어’ 등 악성 코드를 심어 개인이나 기업의 PC를 암호화시킨 뒤, 암호를 해제해 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사이버 해킹 범죄의 피해자가 됐던 것.

정보기술(IT)이 발전하면서 사이버 범죄의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국가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발생하던 해킹이나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등 사이버 테러형 범죄가 최근에는 기업과 개인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업 중에선 LG화학이 최근 이메일 해킹으로 막대한 거래대금을 날렸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거래처로부터 납품대금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받고 아무런 의심 없이 거래대금 240억 원을 송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3자의 계좌였다. LG화학은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2005년 8만8731건이었던 전체 사이버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해엔 14만4679건으로 늘어났다. 10년 새 63.0%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킹이나 악성 코드 등을 이용한 사이버 테러형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정보통신망침해범죄(해킹, 디도스, 악성 코드 등 테러형 범죄)’ 발생 건수는 모두 3154건으로, 2014년 2291건 대비 37.7% 늘었다.

이처럼 사이버 테러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경찰은 특별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오는 10월 말까지 6개월 동안 해킹, 디도스 등 ‘사이버 테러형 범죄’에 대한 특별 단속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꼼꼼히 챙기고 중요 파일은 외부 저장장치에 백업을 해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