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 결정 이후>“객관적 근거 바탕 합리적 선택… ‘相生모델’로 거듭나야”

전문가들 평가·제언

절감한 비용 他사업에 활용
탈락지역 반발 조속 봉합을
정치권 지역民心 자극 그만

소음·안전문제는 보완 필요

10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며 “오랜 진통 끝에 결론이 도출된 만큼 김해공항이 상생의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22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김해공항 확장은 허브공항을 만드는 게 아니다”며 “정부가 제3의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영남권 신공항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최선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허브공항을 일컫는데, 이는 항공사들이 ‘베이스’를 차리고 환승·환적(옮겨 싣는 곳)하는 곳”이라며 “김해공항 확장은 이런 수준이 아니고 고쳐서 전체 규모를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남권 신공항은 2002년 김해공항 민항기 추락사고 이후 안전성과 수요 문제가 불거지면서 검토됐던 사안”이라며 “결국 김해공항에서 발단된 문제를 김해공항에서 풀게 됐으며, 이제는 영남권이 소모적 갈등을 벗어나 김해공항을 통한 상생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도 “처음부터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게 우선이었고 최선이라고 많은 이들이 지적했었다”며 “그런데도 신공항 사업을 추진하면서 김해공항 확장을 배제하고 논의했던 꼴이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탈락한 지역들의 반발 등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빨리 봉합해야 한다”면서 “탈락한 지역의 입장에서는 신공항 사업을 통해 경제적 동력을 얻으려 했겠지만, 신공항 신설보다 기존공항 증축으로 아낀 비용을 해당 지역의 다른 사업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소음이나 배출가스 등 환경문제에 대해 피해 보는 근처 주민들이 없도록 주민 이주정책이나, 배후지 확보 등의 문제들도 처리해야 한다”며 “탈락하는 지역에 선행 투자한 이들도 있어서 갈등이 앞으로 좀 있겠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안을 찾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 교수도 “김해공항 활주로를 기존 2개에서 시계방향 40도로 추가로 설치하면 김해시가 포함돼 소음문제와 공역(空域)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앞으로 이를 해소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박용화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장은 “영남권 신공항 입지 유치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 수위가 그동안 도를 넘었다”면서 “지역 정치인들과 자치단체장들은 지역이기주의를 자극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언동을 자제해야 하고, 더는 신공항 유치를 둘러싸고 지역이 갈라져 사생결단의 다툼을 벌이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민철·유현진 기자 mindom@,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