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시대, 은행들의 승부수>증권·보험 연계하고 카페·편의점도 입점… “돈 있는 곳은 어디든지!”

또하나의 혈투 ‘복합 점포’

온라인뱅킹 대세로 시중은행들의 대면거래(은행 창구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은행들의 점포 전략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개념의 은행 점포 수는 급감하는 대신 보험 및 증권과 연계하거나 카페나 편의점 등이 은행에 입점하는 ‘복합점포’는 크게 늘어나는 등 새로운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대면거래 고객에게 새로운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해 은행의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인 셈이다.

23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인터넷뱅킹 이용 급증으로 전통적인 대면거래가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월 기준 10.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면거래 비중이 줄면서 시중은행들의 점포 수는 2012년 4720개에서 2015년 4311개로 8.7% 감소했다.

점포 수는 줄었지만 증권 및 보험 등과 연계한 복합점포 확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자산관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49개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가장 많다. 3억 원 이상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신한PWM센터와 1억 원 이상 고객을 위한 신한PWM라운지로 공략 대상을 체계화해 복합점포를 통한 자산관리 고객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19개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강남구 언주로에 은행·증권·보험이 포함된 복합 점포 1호점을 연 데 이어 하나금융투자 본사 1층에 하나생명까지 포함한 대형 복합점포를 준비하고 있다.

NH농협금융도 광화문 금융센터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 경쟁력이 높은 지방을 중심으로 복합점포를 늘리고 있다. 최근 충남 천안시에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NH농협금융PLUS’센터 6호점을 개점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5월 16일 중소기업이 많은 경기 판교지역에 금융권 최초로 기업금융 특화형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16개의 복합점포를 낸 KB금융은 지난 3월 인수한 현대증권 100여 개의 지점을 활용해 더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삼성증권과 제휴해 조만간 7번째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낸다. 지난 3월 금융권 최초로 커피 전문점 ‘폴바셋’과 손잡고 ‘카페 인 브랜치(Cafe In Branch)’ 1호점을 서울 동부이촌지점에 오픈했다. 최근에는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위치한 크리스피크림 도넛 매장과 결합한 ‘베이커리 인 브랜치(Bakery In Branch)’ 2호점도 열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3월 용산구 한남동 IBK고객센터 1층에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복합점포인 ‘IBK 한남동 WM센터’를 개점한 데 이어 강남WM센터, 반포자이WM센터, 시화공단WM센터 등 모두 4곳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