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의혹 증폭>‘自耕’ 여부가 핵심… 농지法 위반 드러나면 禹 거취에 결정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4년 11월 우 수석의 부인을 비롯한 처가 네 자매가 사들인 경기 화성시 동탄면 농지에 21일 도라지가 1m가량 자라 보라색 꽃을 틔우고 있다. 연합뉴스

화성시, 동탄 농지 조사 착수

기흥CC 직원들이 경작 의혹도
주변 농지 경작자 찾기 어려워

상시 종사하거나 2분의 1 이상
자기 노동력으로 경작·재배해야

野 소속 시장 엄격한 조사 전망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소유 밭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조사에 돌입,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사의 핵심은 ‘직접 경작(자경)’ 여부다. 일각에선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농지법 위반으로 결론짓기 어렵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지만, 조사가 매우 엄격하게 진행될 경우 어떤 결론이 날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25일 경기 화성시는 우 수석의 부인인 이모 씨의 농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 씨와 세 자매의 공동명의인 화성시 동탄면 중리 292·293 필지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현행 농지법은 농사를 직접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매입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화성시는 이 씨와 세 자매 등 농지 소유자들이 직접 영농활동을 했는지, 해당 농지가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지인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기흥컨트리클럽 직원들이 해당 농지에서 도라지와 더덕 등을 경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확인하기 위해 탐문도 진행하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 22일 이 씨 소유의 밭이 실제 농지로 활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으나 아직 뚜렷한 위법 사항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방문한 동탄면 관계자는 “농지법 위반 단속은 해당 농지가 실제 농지로 활용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현장에 가보니 도라지 등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아 표면상으로는 농지법 위반 여부를 알 수 없었다”며 “밭이 소재한 곳이 다소 외진 곳이어서 탐문을 할 만한 주변의 다른 농지 경작자 등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사가 급하거나 농사를 짓기 힘든 여건일 경우 영농여건 불리지역으로 지정되는데, 간혹 농지 소유자가 반드시 경작을 안 해도 되는 경우도 있어 다각적인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농지법의 소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측도 현 상태를 농지법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언론에 게재된 사진을 두고 볼 때 잡초만 무성하다고 해서 무조건 농지법 위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수석 처가 관계자들이 자경을 하지 않은 것이 확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채인석 화성시장이 야당 측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엄격히 진행돼 우 수석 처가 식구들이 농사를 지으러 온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자경을 했다는 내용을 우 수석 처가 관계자들이 소명도 해야 한다. 현행 농지법에는 소유 농지에서 상시 종사하거나 농작업의 2분의 1 이상을 자기의 노동력으로 경작·재배하는 것을 자경으로 정의하고 있다.

박성훈·박정민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