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 국회도 ‘규제법안’ 남발>法案 1건마다 파생규제 줄줄이… ‘일자리 죽이기’ 逆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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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만에 규제법안 144건
규제가 규제 낳아 ‘눈덩이’
19代 이은 ‘대기업 옥죄기’

稅 올리고 주식 매각 강제
‘무분별 입법’에 경제 휘청
“규제입법영향평가 도입을”

20대 국회가 두 달 동안 쏟아낸 규제 법안으로만 3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없애는 게 가능하다는 학계와 재계의 주장을 정밀 분석하면 그나마 보수적인 기준에 따른 추정치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잘 드러난다.

또 하나의 규제 법안이 예상 파생 규제 건수인 3∼4개보다 더 많은 규제를 양산할 수 있는 데다 20대 국회의 규제 법안 발의 건수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도 문제다.

재계에서는 지난 7월 15일까지 대한상공회의소가 자체 집계한 20대 국회 발의 기준 경제 관련 규제 법안 119건이 현재 144건으로 늘어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무려 하루 1건 이상 경제 규제 관련 법안이 발의돼 보름 사이 25건이 불어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국회에서 불기 시작한 경제민주화 바람이 20대 국회에서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19대 국회부터 추진된 대기업 관련법으로는 해외계열사 소유지분 현황신고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일부 개정안’과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매각을 강제하는 ‘상법 일부개정안’,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법인세법 개정안’, ‘중소기업적합업종 특별법안’ 등이 꼽힌다.

여기에 지난 7월 20일 발의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 법률안’ 등 20대 국회 들어 극심해지는 대기업 옥죄기 법안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법안은 연구·인력개발비의 세액 공제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된다는 이유로 아예 각 사업연도 소득이 5000억 원을 초과하는 법인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이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20대 국회의 대표적인 반(反)기업 법안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바른사회시민회의 측은 행정 규제 등 일반 규제도 82건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공공주택법 일부개정안’ ‘의료법 일부개정안’ ‘대기환경보전법 일부개정안’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안’ ‘화장품법 일부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 제출된 200개 이상 규제 법안으로 3만 개의 일자리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최소 기준을 따른다는 점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규제 법안 1건당 3∼4개의 새 규제 내용이 얽힌다는 일반론을 따랐지만 현실적으로 5∼10개의 규제 내용을 파생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규제 법안이 150건에 이르고 법안 1건에 10개의 규제가 얽매여 있는 경우를 상정하면 많게는 1500여 건 이상의 규제 내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대비 10% 규제 증가는 4%의 투자 감소, 1%의 경제성장률 하락, 결국 6만 개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2달 만에 만들어진 규제 법안으로 3만 개를 넘어 6만 개의 일자리 감소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은 “법안의 양적 팽창보다 질적 향상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무분별하게 발의되는 의원입법에 대한 대안으로 ‘규제입법영향평가’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며 “헌법이 명시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추구하는 입법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