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학생들 “치열한 입시 안거쳐 불평등”… 교육부 “재직자들의 현실 고려해야”

梨大평생교육대학 ‘학사’ 수여

이화여대 점거농성 사태를 초래한 핵심 쟁점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평단 사업)의 ‘학사 학위 부여’ 문제로 집약된다.

교육부가 학사 학위 부여 방침을 결정하면서 학부생들의 의견수렴이나 개설 학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정책을 급하게 설계하면서 불필요한 대립 지점을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생 교육이라는 국가의 교육 목적은 유지하되 대학 측과 학부생들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개선방안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해결 방안도 학사 학위 부여 문제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평단 사업은 학점 인정과정 및 비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이나 온라인 강좌 중심의 사이버대학과 달리, 일반 대학과 똑같이 정식 학위를 수여토록 했다. 다만, 재직자나 30세 이상의 성인 등 입학 대상자가 일반 학부생들과 구별된다. 평단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의 개설 학과는 주로 취업·산업과 연계돼 있다. ‘건강뷰티향장학(제주대)’ ‘향장미용학(창원대)’ ‘스포츠건강과학과(한밭대)’ ‘수산식품 냉동공학과(부경대)’ 등이다.

학부생들과의 충돌은 이 지점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은 평생교육원과 사이버대학 등 재직자들이 다닐 수 있는 교육과정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학사 학위를 주는 단과대학을 신설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힘든 입시 경쟁의 ‘바늘 구멍’을 뚫고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킨 학부모나 졸업생들의 불만이 많다.

한 입시 전문가는 “이화여대에 입학했다는 자긍심을 가진 학부모와 졸업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평생 교육을 위한 사업 목적은 옳다고 해도 세부 시행 과정에서의 손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사업은 학부생들처럼 동등하게 학업을 하고 싶다는 재직자들의 욕구와 학부생들과는 동일한 조건(퇴사 등 필요)으로 학업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고려한 최선의 방안”이라며 “대학이 정하는 소정의 교육 요건과 목표를 달성하면 학위를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견 수렴을 위해 추후 (단과대 추진) 일정을 중단하겠다”면서도 “정식 이사회를 거친 사안인 만큼 이 사업 자체를 철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임대환·김수민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