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차 核실험 파장>6차核실험·ICBM 발사… ‘릴레이 도발’ 核능력 극대화 노려

- 北 추가 핵실험 정황 포착

핵·미사일 이어지는 도발로
핵탄두·발사체 검증하면서
단기간 기술적 완성도 높이기
“美 대선 11월8일 택할수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2번 갱도의 일부 가지 갱도와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의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북한이 어렵게 ‘협상 테이블’에 앉기보다는 핵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실험과 미사일의 ‘릴레이’ 도발로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면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월 9일에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만큼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월 10일이나 미국 대선일인 11월 8일에 핵무기 고도화의 완성판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에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지난 9일 ‘핵탄두 폭발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한 만큼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려고 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2년 1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논의를 본격화하자, 2개월 뒤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으로 맞불을 놓았다. 올해 1월에는 4차 핵실험 버튼을 눌렀고 한 달 뒤인 2월에는 장거리미사일을 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핵실험과 미사일의 릴레이 도발 패턴은 기술적 완성도를 단기간에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핵탄두의 폭발력과 발사체의 성능을 모두 검증해야 핵무기를 미사일에 실어 날려 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급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3번 갱도에서 북한이 현재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월에는 무수단 미사일, 8월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그동안 취약 분야로 지목된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검증을 상당 부분 마쳤다. 이제 ICBM만 추가로 개발에 성공하면 북한은 단·중·장거리미사일의 라인업을 모두 갖추는 셈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최근 우리의 핵무기연구소 과학자, 기술자들이 성과적으로 진행한 핵탄두 폭발시험은 이 세상 그 어느 열강도 조선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라며 “미제가 150년의 조선침략사에서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은 오늘의 조선이 어제날의 쇠약한 국가가 아니라 강대한 핵보유국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국제무대에서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가 비할 바 없이 높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