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필수조건 ‘新자주국방’>탄도미사일 전력 격차 ‘北 1000기 vs 南 300기’

일부선 “재래식전력도 北의 80% 수준”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비대칭 전력인 핵미사일 실전배치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수십 년에 걸쳐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쏟아부어 이뤄놓은 북한에 대한 재래식 전력의 우위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진두지휘 아래 선택과 집중에 의한 전력화를 추진, 핵탄두와 화학무기 탑재가 가능한 단·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1000여 기나 확보했다. 이에 비해 우리는 대공 호크미사일까지 포함해 확보한 미사일 수가 300∼500기에 불과해 핵탄두를 제외하더라도 비대칭 전력에서 절대적 열세를 보이고 있다.

조보근 전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은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동맹에 기초해 싸우면 우리가 월등하게 이기지만 미군을 제외하고 남북한이 1대1로 붙으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답변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남북 간 전쟁 시 북한은 멸망하게 될 것”이라며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군 전력은 북한의 80% 수준”이라고 답변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당시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수도권을 타격의 중심으로 한 북한군의 비대칭 전력 증강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북한군은 휴전선 인근 100㎞ 이내에 전체 병력의 70%인 70만 명, 전체 화력의 80%인 800문의 포와 2000대의 전차를 배치하고 있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조 본부장은 “그렇다”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의 재래식 전력 위협이 과거의 대북한 군사위협 평가와 크게 달라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19일 ‘한반도 정세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이 핵을 만드는 목적은 자신의 국가 대전략인 한반도 통일을 의도하는 바대로 달성하기 위한 것이며, 핵을 보유한 북한은 한국과 전쟁을 벌일 필요도 없이 대한민국을 위협하기만 해도 되게 됐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은“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은 재래식 무력도발을 자주 해올 가능성이 높다”며 “대북 열세인 재래식 전력에 대한 보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전력을 제외한 우리 군의 재래식 무기 전투력지수는 북한 대비 80%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