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수렁’에 빠진 자영업자>‘손님 급감’ 대비하는 음식점들

3분기 ‘식자재 구입량’ 급감
메르스 겪은 작년보다 줄어

서울 시내 음식점들의 3분기(7∼9월) 주요 식자재 구매량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있던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음식점들이 대내외 경기침체 악재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메르스 때보다 더 심각한 경기 위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6월 16일∼7월 15일 서울 시내 217개 음식점 경영주를 대상으로 한 3분기 예상 식자재 구매량을 설문한 결과, 쌀, 배추, 돼지고기 등 주요 식자재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쌀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는 월평균 146.3㎏ 구매할 것으로 응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42.7㎏으로 줄어들었다. 배추는 47.7㎏에서 44.2㎏으로, 돼지고기는 103.3㎏에서 101.6㎏으로, 양파는 62.8㎏에서 58.9㎏으로 각각 예상 구매량이 감소했다. 쇠고기, 닭고기, 마늘 등은 0.5㎏ 이하 범위에서 소폭 늘거나 줄어들어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음식점들의 식자재 구매 축소 계획은 대내외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김영란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 330개 음식점 경영주들을 대상으로 한 ‘음식업 경기 지수’ 전망 조사에서는 지난 2분기 경기를 100.0으로 봤을 때, 3분기 경기를 97.7로 전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상태를 100.0으로 봤을 때의 경기 현황은 95.1 수준으로 조사됐다. 100.0보다 크면 2분기 대비 경기 호전을, 작으면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