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 감춘 최순실母女 소환방법 없는 檢

행방 몰라 신병확보에 고민
해외 공조수사도 절차 복잡

재산압류 땐 자진귀국 판단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 재단 전 이사장들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및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 등 국내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최순실(60)·정유라(20) 씨 모녀의 신병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최근 최 씨 모녀와 관계된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는 마쳤지만 독일서 자취를 감춘 최 씨 모녀의 행방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씨 모녀에 대한 범죄 혐의점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신병확보 방안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두 재단과 관련된 자금이 이들에게 들어간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남에 따라 향후 소환조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 씨 모녀가 수사에 협조할 뜻을 밝히고 자진 입국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계속해서 행방을 감추거나 소환에 불응한다면 검찰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검찰이 두 사람을 강제 송환하기 위해서는 독일 등 외국의 수사기관과 공조를 펴야 하는데 간단치 않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실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인 섬나(50) 씨는 프랑스에서 2014년 체포됐지만 아직도 송환 관련 재판을 받으며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어 국내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손을 놓은 검찰은 최 씨 모녀가 국내에 상당한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도피행각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만 하고 있다. 최 씨가 서울 강남의 빌딩을 포함해 국내에 다수의 건물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이 롯데그룹 수사 당시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 씨의 국내 재산을 압류했던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최 씨 모녀가 당분간은 독일 등 외국에 머물겠지만 두 재단 의혹과 관련해 국내 재산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귀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