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장서 ‘馬싸움’… 법정다툼까지

中企대표가 맡긴 2마리 방목
관리자 없는새 골절사고 폐사
법원 “클럽·교관이 배상하라”

승마클럽에서 관리 소홀로 말끼리 싸워 사고가 발생했다면 말 주인에게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중소기업 대표 A 씨는 지난 2008년 승마전용 벨기에산 윔블러드종이었던 수말 ‘에젤’과 한국산 암조랑말 ‘에비앙’을 경기 고양시 소재 승마클럽인 로얄새들에 맡겼다.

A 씨의 말을 씻기고 먹이는 건 로얄새들이 맡았고 말을 운동시키는 건 A 씨가 별도로 고용한 승마교관이 담당했다. 2013년 10월 에젤이 풀을 제대로 먹지 못해 체중이 급감하고 여위자 전담교관은 에젤이 생풀을 뜯어먹을 수 있도록 한화 측 말 관리사에게 방목을 지시하며 “친구 에비앙도 함께 방목시키고 서로 다투지 않는지 지켜보라”고 당부했다.

교관의 당부와 달리 말 관리사는 에젤과 에비앙을 목초지에 풀어놓고 10분 만에 자리를 떴고 그 사이 에비앙이 에젤의 왼쪽 허벅지를 걷어차 다리뼈를 완전히 골절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젤은 수의사의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했고 사람 나이로는 40세에 해당하는 14세에 폐사됐다.

A 씨는 한화 측과 전담교관을 상대로 소송을 내며 에젤 구입비 6500만 원과 훈련비 등 1억2000만 원을 배상할 것으로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피해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30부(부장 강영수)도 “한화와 교관이 합쳐 3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