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입맛 안맞는 총수들 쫓아내… 度 넘은 ‘기업 흔들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또 조사실로…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가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이미경 부회장 녹취록 공개
조양호 회장 “언론 보도 맞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계기로 정부의 도를 넘은 ‘기업 겁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박근혜정부가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상장 기업의 인사권까지 흔든 정황까지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요양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미국에 체류하며 사실상 경영권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와 관련, 2013년 말쯤 CJ 고위 관계자와 당시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나눈 통화 녹취록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여기에는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 대해 알고 있는 재계 관계자는 “정치 풍자가 담긴 영화 ‘광해’와 tvN 예능프로그램 SNL의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 등으로 현 정부가 (이 부회장에게) 불편함을 내비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번에 보도된 녹취록과 이 부회장이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는 걸 100% 연결짓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당한 기업 겁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순실 의혹사건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대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돈을 뜯어냈다는 의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올 5월 초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물러나게 된 배경도 의혹투성이다. 조 회장은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90% 맞다”고 답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